‘소통과 신뢰! 대를 잇는 천년 장수기업의 성공 비전’.

중소기업 1·2세대 '한자리에', 15년 역사…상속세 개선 기여
2010년 11월 제주 해비치리조트에서 처음 열린 ‘기업승계 희망포럼’의 슬로건이었다. 기업승계 희망포럼은 당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과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은행,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원활한 기업승계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였다. 포럼은 ‘아름다운 바통터치’라는 명칭으로 시작됐다. 이후 2019년 ‘장수기업 희망포럼’으로, 지난해부터 지금의 기업승계 희망포럼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기업승계 희망포럼은 중소·중견기업 1세대와 2세대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유일의 행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화선 중기중앙회 기업성장실장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업을 일군 창업주와 성인이 된 2세의 경영철학이 다를 뿐 아니라 세대 차이도 있어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승계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포럼을 통해 창업주와 2세가 고민을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만큼 행사에 참여한 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창업주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기업승계 희망포럼은 기업승계 제도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년 포럼에서 열리는 기업승계 관련 토론회를 통해 전문가와 기업인들은 각종 불합리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한국경제신문은 이 같은 문제를 심층 분석하는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며 제도 개선을 유도해왔다.

기업승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온 상속세 공제 한도가 점차 확대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속세 공제 한도액은 포럼 초창기만 해도 1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부터 6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기업승계 후 가업과 고용을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 요건은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

특히 이번 행사부터 우수 승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한민국 100년 기업상’이 제정되면서 기업승계 희망포럼의 역할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수상 기업의 모범 사례가 다른 기업이 참고할 만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승계 의지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