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조성 중인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지역 주민 200여명은 2일 용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용인시와 SK건설 측에 요구했다.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원삼면 주민들은 이날 '무조건 절대 반대',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힌 상여 3개를 앞에 놓고 집회를 벌였다.
주최 측은 "공사 소음, 진동, 먼지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도 SK와 용인시는 제대로 된 소통 한번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공사 피해만 주고 주민들을 무시하는 SK와 용인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발언에서 "한 주민은 공사장에서 불과 5m 근처에서 생활하는 데 공사 소음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한쪽 눈이 실명 상태에 이르렀다"며 "그런데도 SK는커녕 용인시 공무원들조차 한번 찾아와서 '공사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묻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성명에서 "주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국책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받고 있다"며 "SK와 용인시의 책임 있는 자세와 대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 원삼면 주민의 정신적·육체적 피해 상황 조사 ▲ 환경오염 대책 마련 ▲ 환경영향평가 전면 재실시 ▲ 폐기물 시설 즉각 철회 ▲ 재산권 침해 보상 ▲ 상생 공동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공사소음 진동 먼지 더는 못 살겠다", "아름다운 우리 고장 쓰레기장 웬 말이냐?", "주민들 무시하며 돈만 버는 SK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후 주최 측 관계자 4명은 삭발식을 거행하고 나서 상여 3개 중 1개를 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은 강한 바람에 불이 옮겨붙을 우려가 있다며 지참한 소화기로 불을 꺼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용인시 관계자는 "매주 한 번씩 공사 현장으로 가서 주민들을 만나 뵙고 있는데, 모든 주민을 만날 수는 없다 보니 일부 주민들이 용인시 공무원이 현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더 자주 현장에 가서 주민들을 뵙고 공사로 인한 피해 상황을 청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처인구 원삼면 일원 415만㎡에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은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4개의 반도체 생산 라인을 건립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