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에 이어 전국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 사직을 하겠다고 밝힌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외래병동에서 만난 김명배(77)씨는 "폐섬유증 때문에 3∼4개월에 한 번씩 진료를 보러 오는데 오늘 '36분 지연'이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교수님들 사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병원을 4∼5년 다니며 이렇게 오래 기다린 건 처음"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우리 같은 환자들이야 상황을 잘 모르지만 하루 빨리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의정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날부터는 전국 의대 교수들마저 의료 현장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환자와 보호자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 주요 대학병원에서 만난 환자·보호자 대부분은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이나 그로 인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끼진 못했다면서도 의료공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까 불안을 호소했다.
부비동 종양이 3년 만에 재발해 수술을 받았다는 조향연(44)씨는 "전공의 파업으로 수술도 한 달이나 미뤄졌는데 교수님들까지 떠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주 불안하다"며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아내가 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라고 밝힌 한 보호자는 "안에 있는 사람들은 피가 마르고 속이 타들어 가는데 죽어가는 환자를 볼모로 정부와 의사가 싸우는 모습이 기가 막힌다"며 "정말 교수들까지 모두 사직하게 될까 봐 굉장히 위기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신모(58)씨도 시어머니의 피부암 치료를 위해 왔다고 밝히며 "교수님이 항암치료가 '생명줄'이라고 했는데 만약 파업 사태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결국 의사가 그 줄을 끊는 것 아니겠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김모(61)씨는 "(남편이) 하인두암이 폐로 전이돼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하는데 뉴스를 볼 때마다 담당 교수님이 병원에 없을까 싶어 무서워 죽겠다"며 "오늘 병원에 와보니 담당 교수님이 계셔서 너무 좋아했는데 앞으로가 큰일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응급실에 환자들이 이례적으로 몰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응급환자 이송업체 관계자는 "오늘처럼 대기 줄이 길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교수님들이 오늘부터 사직한다고 하니 환자들도 입원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해 더 몰려온 것 같기도 하다"고 전했다.
내시경 시술을 위해 응급실을 찾은 췌장암 환자 하모(60)씨는 "대기 환자가 너무 많아 오전부터 3시간째 대기 중"이라며 "원래는 입원해서 수술해야 하는데 병상이 없으니 응급실에서 응급 시술로 하라고 했다.
병원 쪽에서 '침대가 나면 전화를 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환자들은 담당 교수에 대한 신뢰를 내비치며 병원에 남아줄 것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장 수술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는 심해진(82)씨는 "어제 입원했는데 담당 교수님께 '의료 사태 때문에 못 뵈는 줄 알았다'고 하니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이런 훌륭한 분들은 환자를 위해 남아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의 심장 스텐트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은 서모(77)씨도 "10년 전 스텐트 삽입 시술을 하고 6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서 정기검사를 해왔다"며 "오랜 시간 봐 온 교수님이 환자를 버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환자·보호자들의 낙관에도 의료진은 교수들의 사직이 곧 현실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성모병원 한 외과 전문의는 "사직서는 개별적으로 알아서 하는 것이라 (자신의 사직 여부를) 말할 수 없다"면서도 "(사직서가) 꽤 취합된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병원 또 다른 전문의는 "사직서를 낸 지 거의 한 달이 됐다"며 병원을 나설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자리를 피했다.
병원 관계자들도 교수들의 집단사직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세브란스병원 직원은 "파업 사태 이후 전반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진 건 사실"이라며 "대학병원은 환자가 계속 몰리는 곳인데 사직·파업이 확산하면 아무래도 남은 직원들의 일이 더 많아지고 환자들의 피해는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울대병원 소속 간호사도 "아직 현장을 떠난 교수님은 없는 것 같지만 분위기가 뒤숭숭한 건 사실"이라며 말을 아꼈다.
'거제 교제 폭력 사망사건'의 유족이 가해자의 '반성문 감형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지난달 27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형사재판에서 교제 폭력 피해자의 절차 권리 강화 및 상해치사죄 전면 개선 촉구에 관한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앞서 '거제 교제 폭력 사망사건'으로 언급되는 피해자 이효정 씨의 어머니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피멍이 들게 폭행당했던 딸아이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하지만) 가해자와 달리 재판에서 피해자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또 "저희는 판사님에게 법정에서 피해자 유가족으로서 겪고 있는 고통을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판사님은 이미 탄원서가 많이 제출됐으니 그것으로 갈음하겠다며 거절했다"며 "가해자가 보장받는 발언의 기회의 10분의 1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정말 분노스럽다"고 현재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A씨는 그러면서 "판사에게 잘못을 빌면 감형해주는 반성문 감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A씨는 "가해자는 딸아이가 죽은 이후부터 지금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저와 아이 아빠에게 잘못을 빈 적이 없고, 오직 판사에게만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며 "가해자가 쓴 반성문의 필체는 가해자 필체도 아니었고 심지어 반성문끼리도 필체가 서로 완전히 달랐다"고 적었다.그러면서 "죽은 제 딸아이와 저와 아이 아빠보다 자기 가족들에게 더 미안하다는 태도에 치가 떨렸다"며 "더 참담하고 이해가 안 되는 점은, 1심에서 판사가 이런 반성문을 읽
20대 여성에게 140만원을 빌려준 후 1000만원 넘게 돌려받고, 성매매까지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세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판사 윤정)은 2일 이자제한법 및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9월 B(26·여)씨에게 150만원을 빌려준 후 같은해 10월 2일부터 이듬해 2월19일까지 원리금 명목으로 총 1057만원을 받아 연 1354%의 이자를 수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한 2022년 2월10일부터 같은달 15일까지 B씨에게 추가 이자 명목의 금원을 요구하면서 협박하고 성매매를 통해 변제자금을 마련할 것을 강요한 혐의도 있다. 이자제한법상 무등록 대부업자는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A씨는 150만원을 빌려주고 300만원을 받는 방식으로 2021년 11월1일 B씨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변제받고도 채권추심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갚을 돈이 4000만원인데 성매매하면 2000만원으로 탕감해주겠다"거나 "성매매 아르바이트를 하면 하루 100만원을 벌 수 있으니 12시간 동안 일하면 된다"고 강요한 혐의다. A씨는 B씨가 근무하는 애견샵에 찾아가 '돈 대신 강아지를 데려가겠다'고 협박하는 메시지도 반복해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조공문서 행사죄 등으로 인한 누범기간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일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 앞으로 903만원을 형사공탁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음악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강렬한 비트와 거친 사운드로 심장을 뛰게 하는가 하면, 귀에 꽂히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곡의 흐름을 이끌며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노래도 있다.그 가운데 섬세하게 구현된 선율을 느껴보고, 목소리가 전하는 감동에 오롯이 빠져들게 하며 '귀 기울여 듣는 즐거움'의 가치를 묵묵하게 지켜내고 있는 1996년생의 젊은 작곡가가 있다. 가수 아이유, 정승환, 규현, NCT 도영, 도경수까지 K팝 보컬리스트들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서동환의 이야기다.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서동환은 지난해를 "성장한 해"라고 돌아봤다. 그가 작·편곡한 아이유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은 공개 한 시간 만에 멜론 차트 1위에 올랐고, NCT 도영의 첫 솔로 앨범 수록곡 '새봄의 노래'와 싱글 '시리도록 눈부신'은 아티스트에게 맞춤형 옷을 입힌 것 같다는 호평을 얻었다. 규현과도 처음 호흡했으며, 이무진의 '청혼하지 않을 이유를 못 찾았어'는 차트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서동환은 "작년에 나온 곡들이라 사실 재작년 말부터 바빴다. 감사하게도 전부 작곡가들이 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들이다. 너무 좋은 기회였다"면서도 "작곡가로서 가수에게 잘 맞는 곡을 주고 싶고, 대중들도 좋아해 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마치 하나의 산을 넘듯 내겐 챌린지와 같은 작업들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값어치가 있고, 보람차고 좋았다"고 털어놨다.'가장 큰 사건'으로 꼽히는 건 단연 아이유와의 협업일 테다. 서동환은 '러브 윈스 올' 작업을 회상하며 "재작년 여름쯤부터 시작했다.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