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상위 3곳 10∼20% 올려…동원F&B·CJ제일제당도 고심
김밥 가격에 영향 있을 수도…해수부 "김밥에 김 원가 비중 크지 않아"
'식탁 필수품' 김마저 줄줄이 가격인상…"원초 너무 올라"(종합)
아이부터 어른까지 밥반찬으로 즐겨 먹는 김 가격이 일제히 오르기 시작했다.

김 원초 가격 급등에 따라 조미김 시장 점유율 5위 안에 드는 중견업체 3곳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조만간 동원F&B를 비롯한 종합식품업체까지 인상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조미김 전문업체 광천김과 성경식품, 대천김이 이달 들어 김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조미김 시장 점유율이 각각 2위와 3위, 5위로 추산된다.

성경식품은 지난 1일 슈퍼마켓 등 일부 유통 채널에서 김 제품 가격을 평균 10%가량 올렸으며 다음 달에는 대형마트와 쿠팡 등 온라인에서도 가격을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도가 표시된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포장으로 잘 알려진 '지도표 성경김'은 시장 점유율이 10%를 웃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장 소매점과 슈퍼마켓, 규모가 작은 마트는 총판에서 납품하기 때문에 이번 달부터 가격을 평균 10% 올렸다"면서 "대형마트, 온라인몰과는 협상하고 있는데 5월 초에 인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원초 가격이 1년 전보다 50% 이상 올라 가격 인상이 필수적이었다"면서도 "식탁의 기본 필수품인 김이 너무 많이 오르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올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원초 가격 급등은 수출 수요가 갑자기 늘어 국내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 원초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주로 재배한다.

일본과 중국의 작황 부진에 따라 한국산 마른김 수요가 급증했으며 가격도 치솟았다.

'식탁 필수품' 김마저 줄줄이 가격인상…"원초 너무 올라"(종합)
광천김은 지난 1일 대부분 품목 가격을 15∼20% 인상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일부 품목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광천김 측도 원초 가격 급등 때문에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초반에는 원초 120㎏ 한 망이 7만원이었는데 최근에는 5배인 35만원까지 갔다"면서 "공급이 한정적인데 수요가 많아서 그렇다.

중국 바이어가 와서 입도선매하고 일본도 우리나라 것을 사 간다"고 말했다.

그는 "원초 가격이 안정되는지 봐야 한다"면서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시사했다.

점유율이 두 자릿수대인 광천김이나 성경김보다는 낮지만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대천김은 지난달 김가루 등 제품 가격을 약 20% 올렸다.

해농은 지난해 말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잇따라 공지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도 김자반볶음 제품 가격을 8∼9% 인상한다고 알렸다.

'식탁 필수품' 김마저 줄줄이 가격인상…"원초 너무 올라"(종합)
원재료 가격이 치솟자 이처럼 전문 조미김 회사들이 먼저 제품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지만 동원F&B와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은 아직 가격 인상에 신중한 상황이다.

그러나 가격 인상 부담이 커지면 결국 대기업도 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가격 인상을 늦춰달라고 압박해 기업들이 눈치를 많이 보는 상황"이라면서 "더 버텨보겠지만 사업 부서에서는 힘들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3월 물김 산지 위판가격은 작년이나 평년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당 2천558원으로 작년 동월(951원)보다 169% 뛰었으며 전월(1천745원)보다도 47% 올랐다.

수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재고가 평년보다 적어 재고 물량을 확보하려는 중도매인의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수산업관측센터는 진단했다.

마른김 도매가격도 전월과 작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월 김밥용 김 도매가격은 속(100장)당 9천893원으로 전월보다 34%, 작년 동월보다 28% 높았다.

특히 재래김은 작년보다 96% 올랐다.

수산업관측센터는 이달 김밥용 김 도매가격이 작년 대비 70% 이상 높은 속당 9천600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도매가격이 다음 달 이후에도 작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가격은 김밥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양수산부는 김밥용 김 1장의 소비자가격은 100원 남짓한 수준이라 김밥 1줄 가격(3천∼5천원 수준)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