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 시리아서 일부 철수…헤즈볼라는 공격 첩보 수집 나서
이스라엘 반격 대비하는 이란…병력 대피시키고 상선 호위
이스라엘이 지난 주말 자국 본토를 공격한 이란에 대한 보복 의지를 굽히지 않는 가운데 이란이 위험 지역에서 병력을 대피시키는 등 대비에 나섰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공군에 공습 대비를 지시했으며 해군은 홍해를 지나는 자국 상선 호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주 활동 지역인 시리아에서 고위 당국자들을 대피시켰으며 중간 관리자급은 시리아 내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는 등 병력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시리아 안보 당국자들이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보복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시리아에 있는 IRGC 기지 등 이란과 연관된 시설물을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IRGC는 이미 시리아 전역에 있는 자신들의 기지를 대상으로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일부 대원들은 시리아 내 기지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며 일부는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이 큰 밤에만 대피하는 식으로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적은 수의 대원들만 무기를 보호하기 위해 시리아 내에 남아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란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과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보복 공격에 대한 대비에 들어갔다.

헤즈볼라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난 주말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보복이 이뤄질 것에 대비해 고강도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현재 경계 태세는 다소 완화됐으나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있는 헤즈볼라 시설 등을 겨냥할 수 있다는 이란 측 조언에 따라 시리아 내 병력을 줄이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또 이란의 공격 관련 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시리아와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는 병력을 늘리고 있다고 시리아 안보 당국자들이 이날 밝혔다.

이번 이란의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서방 등 국제사회는 연일 이스라엘에 재반격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할 일을 할 것"이라며 보복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공격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방안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16일 이스라엘 전시내각 회의가 끝난 뒤 이스라엘 당국자는 '계획은 (이스라엘) 대응이 무엇인지 이란이 계속 추측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시간 끌기 전략으로 이란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WSJ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확전 위험을 줄이기 위해 페르시아만 연안 및 아랍 국가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수준의 제한된 범위에서 보복 공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또 아랍 지역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보복을 감행하기 전에 아랍 동맹국들에 미리 경고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리아 내 이란 관련 시설로 공격 대상을 제한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