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포천시가평군 당선인이 지난 1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시가평군 당선인이 지난 1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올해 총선 경기 포천시가평군 선거구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용태 당선인에게는 '당내 최연소 당선인'이라는 타이틀 말고도 '비윤(비윤석열)', '쓴소리' 등 수식이 따라붙는다. 그가 일관되게 보여왔던 소장파적인 면모 때문이다. 기록적인 총선 참패로 강도 높은 혁신이 불가피해진 지금, 김 당선인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경닷컴은 지난 17일 김 당선인과 만났다. 총선 참패 원인,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 쇄신 방향,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관계 설정 등 다양한 현안을 놓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1호 법안, 희망 상임위원회 등 의정 활동에 관한 청사진도 들여다봤다.

질문에 막힘 없이 답하는 김 당선인의 얼굴에서는 노련함이, 주민들과 악수를 하다 손에 잡혔다는 물집에서는 청년의 패기가 느껴졌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 일문일답.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시가평군 당선인이 지난 1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시가평군 당선인이 지난 1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 당선 소감은?

"저는 정치의 기능을 복원하고 싶다. 21대 국회가 서로 악마화하고 비난하고 조롱하면서 정치의 기능이 마비됐던 게 아니냐는 생각이 있다. 민주주의라는 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지 않나. 지금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로 불리는 상황에서 정치의 기능을 복원해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 그것이 포천·가평이라는 평균 연령이 높은 지역에서 젊은 후보인 저를 당선인으로 만들어줬던 유권자들의 바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 김용태를 선택한 포천·가평,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포천·가평이 규제가 매우 많다. 공통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있고, 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는 규제가 있고, 또 가평은 더 나아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규제가 있다 보니 개발 행위가 어려웠다. 자치권을 강화하고 규제를 풀어가면서 이 지역이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도약기를 맞이하고 싶다. 포천·가평 유권자들께서는 포천·가평의 젊은 정치인 김용태를 잘 키워서 미시적으로는 지역을 발전하고 거시적으로는 정치 발전까지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 평소 경제관은 어떤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말한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했던 소득 주도 성장(소주성)은 실패했다. 윤석열 정부의 기본 경제관은 민간 주도 성장이다. 국민의힘도 당연히 윤석열 정부와 함께한다. 산업과 일자리가 같이 창출될 수 있도록 정당의 역할을 하겠다."

▶ 희망하는 상임위원회는?

"지역적인 관점에서 보면 규제를 풀고 도시를 성장하기 위해 국토교통위원회가 보탬이 될 수 있겠다. 포천·가평에는 GTX 개통, 터널 개통, 국도 확장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께서는 제가 국토교통위원회에 들어가 국책 사업을 챙기길 바라고 계신다. 국가적인 관점에서 보면 환경노동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가서 에너지 환경 정책을 실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 포천에도 가축 분뇨를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바꿔야 하는 문제가 있다."

▶ 1호 법안으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고 싶다. 그동안 경기도는 북부와 남부의 행정구역이 굉장히 넓고, 생활 반경이 차이가 있었다. 또 경기북부특별자치도도 문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준비하고 있고, 경기 북부에 있는 여야 의원들 역시 크게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국회가 개원하면 여야 협치를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관한 특별법으로 끌어내고 싶다."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시가평군 당선인이 지난 1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시가평군 당선인이 지난 1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 총선 패배 원인을 진단해본다면?

"집권 여당은 정책과 민생을 이야기했어야 했다. 그러나 야당에 대한 이념적 비판을 앞세운 게 국민에게 평가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본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창당 및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나 중대 범죄 혐의 의혹을 갖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인데도 불구하고, 국민께서 야당에 힘을 실어주신 것이지 않나. 이는 여당이 잘 못 하고 있다는 데 대한 방증이다.

또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이하면서 치른 총선이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선거일 수밖에 없었다. 대선에서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이겼던 지역도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윤 대통령을 뽑은 국민들에겐 '공정·정의·법치를 바로 세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을 텐데, 2년간 (국정 운영이) 그런 기대와 괴리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남은 임기 동안 이것을 바꿔나가야 하는 게 주안점이 돼야 한다고 본다."

▶ '한동훈 책임론'에 동의하나?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바꿀 수 없는 상수였다. 그 안에서 우리가 민생과 정책을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민주당에 대한 이념적 비판을 하다 보니 국민들에게 '올드 보수', '도긴개긴'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야당이 승리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전략상 실패했던 선거가 아닌가.

다만 그 어려웠던 선거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 상식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던 부분도 인정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기 때문에 더 이상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차기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은 어떤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보나?

"비서실장은 대통령에게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 지금 국민께서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그렇게 공천하면 진다'는 걸 다 알고 있었는데 대통령실만 몰랐던 것 같다.

부산 엑스포 문제도 많은 국민들이 어려울 것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실만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따라서 대통령과 국민의 벽이 있다는 이런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분이 비서실장으로 와야 한다.

국무총리는 야당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분이 와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이 국무총리 인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저희가 아무리 잘하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임명이 불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야당과 협치가 가능한 분, 야당과 대화가 가능한 분이 후임 국무총리가 돼야 한다."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시가평군 당선인이 지난 1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시가평군 당선인이 지난 1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 차기 당권 주자로도 거론되는데?

"보수 정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는 것의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구인 포천·가평에서 주민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어떤 시대 정신이 있다면 고민해야겠지만, 지금은 지역에 집중하고 싶다."

▶ 개혁신당이 탄핵을 언급하면서 '범보수' 정당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이준석 대표나 천하람 당선인은 국민의힘 출신이고 스스로 '개혁보수'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범보수 진영으로 봐야 한다. 다만 개혁신당은 반윤(反尹) 기치에서 시작한 정당이기 때문에 탄핵을 이야기하는 듯한데, 과연 그런 이야기가 국민들한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국민들께서 5년이라는 정통한 임기를 대통령에게 부여했다면 임기 동안 국민과 국가를 위해 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회가 때로는 쓴소리도 해야겠지만, 무작정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께서는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혁신 경쟁'을 하길 원하실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신당의 구성원들도 무조건 대통령을 비판하고 비난하려고 하는 그 프레임에서는 벗어났으면 한다. 일단 대통령을 비난하고 보는 것에 대해선 단호하게 반대한다. 옳은 정치 방향이 아니다. 지금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 대통령의 힘을 빼려고 하고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만들려고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갈 것이다."

▶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선거를 치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말 중 하나가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인들 꼴 보기 싫다'는 것이었다. 지난 수십년간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반대의 상황이었던 것, 정치가 혐오의 대상이 됐다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 있는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다만 국민을 통합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역설적이게도 정치의 영역이다. 따라서 정치에 혐오감이 있더라도 국민께서 특히 청년층께서 정치에 관심을 가져주셔야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