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지 지정 10년이 지났음에도 ‘불모지’에 가까웠던 부산의 금융산업 생태계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 대형 금융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부산시가 북항과 문현동 일대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하는 데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대형 보험사와 지역 스타트업의 협업이나 자산운용사 설립 등 부산 지역에 없던 새로운 사업 모델이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구 지정을 계기로 상당한 질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금융 기회발전특구 계획안을 제출했다. 2010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센터(BIFC) 일대와 북항 재개발지역을 아우르는 25만4000㎡ 규모의 부지를 △디지털 전환 △성장 투자 △해양·파생금융 △금융 정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밑그림이다. 기회발전특구는 세제 인센티브와 재정·금융 지원, 규제 특례, 정주여건 개선 등을 통해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는 제도다.산업부는 정주 여건, 앵커기업 투자 유치 등의 자격 요건을 따져 오는 6월께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지정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제조업과 달리 도심 부지를 선정해 교육과 주거, 문화 등 정주 여건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디지털자산거래소), 성장 투자(BNK자산운용), 해양·파생금융(코스콤), 정책(산업은행) 등 분야별 앵커 기업·기관도 이미 유치했거나 유치를 추진 중이다.지역 금융업계는 ‘알맹이(기업)’가 빠져 있던 지역 금융중심지 사업의 새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에서의 경쟁에 피로감을 느낀 기업이 지방으로 눈을 돌릴 계기가 될 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기술을 활용해 공간의 제약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얻은 해디브자산운용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디브자산운용은 전국 450여 개의 자산운용사 중 부산에 본사를 둔 단 세 개 업체 중 하나다. 현재 300억원 규모의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김태규 해디브자산운용 대표는 “서울에 비해 부산의 금융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지방이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회사를 설립했다”며 “대학 등과 연계해 지역의 투자자와 기업, 투자 전문 인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A사는 부산지역 스타트업 넥솔과 손잡고 오프라인에서 소상공인 풍수해보험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넥솔은 풍수해보험 가입에 필요한 위치, 건물, 지적 정보 등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풍수해보험 가입과 관련한 서류를 순식간에 뽑아내는 등 ‘1분 내 보험 가입’ 기술을 실현했다. 그 결과 A사 등 4개 국내 대형 보험사는 단 5~6개월 만에 풍수해 보험 신규 가입 10만 건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A사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에 극도로 민감한 금융권에서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현재 넥솔과 온라인 시장 개척 상품군을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현재 공사 중인 BIFC 3단계 사업에는 이미 핀테크와 블록체인 분야 등의 167개 기업이 입주 계약을 마무리했다. 다수의 금융 관련 대기업도 부산시와 입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경상남도와 경남테크노파크는 지역 방위산업 기업과 네덜란드 방산기업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18~19일 ‘경남·네덜란드 방산 협력 로드쇼’를 연다.이번 로드쇼는 경상남도와 주한네덜란드대사관이 공동 진행하는 행사로 네덜란드 측에서는 방위보안산업협회(NIDV), 우주항공연구소(NLR), 응용과학연구소(TNO), 방산 관련 기업인 에이아이아마먼트, 헐베인, 아이피컴퍼니, 봉크 등이 참가한다.네덜란드 대표단은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도내 방산업체 8곳을 방문한다.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수출상담회도 열 계획이다.네덜란드는 ASML의 극자외선 노광장비 생산기술, 필립스의 자동화 로봇 기술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도는 네덜란드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국내 방산기업의 제조 역량을 키우고 방산 수출의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가 다른 유럽 국가들과 같이 최근 수년간 국방비를 늘리며 다양한 무기체계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방산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K방산 수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경상남도는 방산수출지원단을 신설하고 NIDV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역 내 경쟁력 있는 방산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류명현 도 산업국장은 “이번 협력은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방산 분야에서 상호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라며 “이번 교류 협력 행사가 양국 방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울산시는 ‘2028 국제정원박람회’ 울산 유치를 위해 박람회 행사장과 주변 관광지를 수소트램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는 태화강역에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까지 이어지는 기존 울산항선 4.6㎞ 구간을 정비해 수소트램 운행에 맞게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총 255억원이 투입된다. 울산시는 국가철도공단 등 관련 기관과 선로 활용을 위한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7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박람회 관람객들은 수소트램을 타고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로 이동할 수 있어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시는 울산항선에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무가선 수소트램(3칸·1대)을 도입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연간 200t의 청정공기를 배출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국내외 방문객에게 ‘친환경 수소도시’ 울산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한 태화강역 주변의 삼산·여천 쓰레기 매립장에는 세계적 수준의 파크골프장 조성도 예정돼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맨 왼쪽)은 “태화강역에서 장생포를 잇는 ‘수소트램 운행사업’은 울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울산을 수소트램 중심지로 만들고 생태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