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서 방청객에 자제 요청…재판부, 비공개 재판 전환 가능성 경고도
검찰 "송영길 지지자 비난에 상처"…재판부 "분풀이 방청 안돼"
검찰이 법정에서 송영길(60) 소나무당 대표 지지자들의 비난 때문에 괴롭다며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대표의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법정 밖에서 마주친 검사들을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는 게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검사들도 상처받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이를 우려해 일부 증인들은 출석을 피하려고 하거나 보호시스템을 요청하고 있다"며 "법원의 정당한 사법권 행사를 저해하고 법정 질서를 모독하는 행위이기에 자제해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방청객들을 향해 "여러분은 분풀이하려고 방청석에 있는 게 아니다.

한쪽을 비난하거나 답답한 심정을 욕하면서 해소하려고 온다면 방청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런 식이면 비공개 재판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검사들도 심리적 동요가 있는데 증인들이 불리한 증언을 할 경우 여러분은 더 하실 것 아니냐"며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없다면 법정에 나오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선 검찰이 송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지목한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의 기부자 A씨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송 대표의 고교 동문이자 화장품 제조사를 운영하는 A씨는 2021년 먹사연에 1억원을 기부한 경위에 대해 "그해 3월 먹사연 상임이사 박모씨한테 경영상 어려움 등에 대해 듣고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씨는 먹사연이 송 대표를 돕는 단체라고 설명했다고 A씨는 증언했다.

"먹사연과 송 대표가 관련 없었다면 기부하지 않았을 것인가"라는 검찰 신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A씨는 약 한 달 후인 4월 송 대표가 제21대 총선 후보자로서 선거운동을 하던 차 자신의 공장을 찾아와 10분가량 차를 마셨고 같은 날 먹사연에 1억원을 송금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총 6천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당 관계자에 살포하고 외곽조직인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천3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