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료를 돕는 피부 오가노이드를 개발한 이정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생명연 제공
상처 치료를 돕는 피부 오가노이드를 개발한 이정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생명연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이정운 환경질환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상처 치료를 촉진하는 3차원 피부 상피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인체 장기 등에서 추출한 조직 샘플이나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증식해 만든 장기유사체다. 생체내·외의 특성을 모사할 수 있어 질병 메커니즘 연구, 신약개발 등 다양한 바이오 분야에서 활용 중이다. 뇌, 위, 장, 간 등 여러 신체기관뿐 아니라 피부 오가노이드가 연구되고 있다.

그동안 피부 상피 연구는 사람의 표피에서 분리한 각질형성세포를 2차원 배양한 세포주를 이용해왔다. 다만 세포 간 상호작용과 같이 세포 본연의 생리 조건을 모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피부 상피 오가노이드는 쥐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했다. 피부 조직 내 상피 줄기세포를 포함해 실제 표피와 동일하게 기저층, 유극층, 과립층, 각질층 등 4개 상피세포층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상피 줄기세포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미세환경 변화에 따라 모낭 줄기세포군으로 분화 능력이 향상됐다.

이 오가노이드의 피부재생 효과도 확인했다. 다량의 세포외소포체(EVs)를 분비해 상피세포 배양 복합체보다 우수한 상처 치료 효과를 나타내 피부질환 모델로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세포외소포체는 세포 내 생성돼 외부로 방출되는 나노 크기의 분비체로 조직 재생, 염증과 면역반응 조절, 항상성 유지 등에 관여한다.

또 세포외소포체 공급원으로서의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첨단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정운 선임연구원은 “새롭게 개발된 생체 외 피부 모델을 통해 질병, 노화 등 피부재생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물질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치료제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진행 중인 인체 생체 외 피부 모델과 함께 생물학적 및 임상 연구에 주요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성과는 지난달 6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