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달러 창업 20년 만에 연 매출 1천400억원의 종합물류회사로 키워
월드옥타 수석부회장 맡아…"차세대 인재 키우는 징검다리 역할 집중"

※ 편집자주 =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주최하는 '제25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가 16∼19일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 등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충남 지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수출상담회, 트레이드 쇼, 투자환경 설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행사에는 46개국 98개 도시에서 활동하는 한인 CEO와 차세대 경제인 800여명의 한상(韓商)이 참가했습니다.

대회를 공동으로 주최하는 연합뉴스는 참가자들을 만나 거주국에서 모범적 기업 활동을 펼치며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넓혀온 활약상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경제영토 넓히는 한상] ①베트남 대표 물류기업 PTV 최분도회장
"현지화하는 2세대, 3세대가 동포사회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모국과의 연결고리가 역해지고 있는데 이들이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갖고 주류사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1세대 기업인의 책무입니다.

"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주최한 '제25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석한 최분도 베트남 PTV그룹 회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창업 1세대들이 닦아놓은 기업 환경을 차세대가 잘 물려받아서 더 큰 거상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이 이끄는 PTV'는 베트남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 통관·물류의 대명사로 불리는 종합물류회사다.

1993년 동국대 졸업 후 첫 직장의 거래처가 베트남 국영기업이었던 것이 인연이 돼 베트남을 알게 된 그는 창업한 회사가 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단돈 1만달러를 들고 2003년 베트남으로 건너왔다.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던 그는 베트남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느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물류 서비스를 도입하는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최 회장은 "당시 베트남의 물류 서비스는 한국에 비해 느리고 불편한 게 많았다"며 "한국의 신속하고 정확한 선진 물류 시스템을 도입해서 고객사에 제공한다면 환영받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창업 20년이 지난 지금 PTV는 해상·항공·내륙 운송과 창고업 및 벌크선 대리점을 운영하는 PTV JSC, 베트남 북부지역 물류를 총괄하는 PTV로지스틱스, 철강 수출입과 손해보험대리점업을 하는 PTV&파트너스, 이주화물업의 PTV무빙 등 4개 회사를 두고 연 매출 1천400억원을 올리고 있다.

그는 회사의 성장 비결에 대해 "모든 직원이 소속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신뢰 관계를 쌓아온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200여명의 직원 가운데 한국인은 창업 초창기부터 함께해 온 13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현지인이다.

최 회장은 "2011년 당시 80명의 직원과 태국으로 워크숍을 가려고 추진할 때 보니 현지인 직원 중에 여권을 가진 이가 2명뿐이었다"며 "이들이 글로벌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차례 해외 연수·워크숍을 추진했고, 한국에는 80여명을 연수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매년 성과급을 전 직원들에게 나누고 있으며 대학원 진학이나 한국 유학 등도 지원하고 있다.

창업 이래 꾸준히 회사를 지속해서 성장시켜온 그는 봉사 활동도 쉬지 않고 있다.

기업의 성공 나눔에 대해 최 회장은 "직원들에게 부를 분배하고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성장에 도움을 준 베트남 및 동포사회를 돕는 건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2015년에 인하대에 장학금 2억원을 기탁한 그는 베트남 세관원의 물류 분야 유학을 후원하고 있다.

왕공 항공료와 생활비도 꾸준히 지원해 지금까지 석사 6명, 박사 2명을 배출했고, 이들이 세관 분야 주요 보직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 표창 및 투자계획부 장관상을 받았고, 2015년에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경제영토 넓히는 한상] ①베트남 대표 물류기업 PTV 최분도회장
2013년 월드옥타 호찌민 지회 수석부회장을 맡으면서 협회 활동을 시작한 그는 현재 본부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당시 1인 지회였던 호찌민 지회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섰고 현재는 180여명의 회원에 차세대가 활발히 활동하는 모범지회로 성장했다.

월드옥타의 제일 큰 장점이 차세대를 키워내는 '차세대 무역스쿨'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운영해온 점이라며 그는 "매년 각국에서 무역스쿨을 나온 차세대가 기업을 창업하거나 비즈니스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맨땅에서 헤딩하며 기업을 일군 1세대가 경험을 나누고 후원하면 차세대는 더 쉽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동포사회의 성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가 넓어지는 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효성 등 대기업과 동포기업 등 남부지역 950여개 회사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중남부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코참) 회장도 맡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권익 보호 및 증진을 위해 취임 후 최 회장은 매주 금요일마다 회원사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2020년부터 3년간 호찌민한국국제학교 이사장을 역임한 그는 건축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했고, 38년간 미납된 학교 토지 사용료 80억원에 대한 탕감을 베트남 정부로부터 받아냈다.

또 교실 등 건물 증축을 위해 학교 옆 토지 3천평의 땅을 현지인 기업가로부터 무상으로 기증받기도 했다.

당시 호찌민한국총영사와 함께 이 두 가지 일을 추진한 그는 "1년이 넘게 기업가와 베트남 정부를 쫓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한 게 주효했다"며 "베트남에 진출하려거나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오려는 이들에게 자녀가 안심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월드옥타 수석부회장인 그는 "모든 일을 세심하게 조율하면서 소통에 힘써서 회장 등 집행부가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뒷받침할 것"이라며 "모국과 상생해 온 전통을 잘 이어가면서 서로를 위하는 따듯한 월드옥타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