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미국 방산기업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와 함께 미래 해전(海戰)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무인 수상정(USV)’ 개발에 나선다. 기존 유인 함정을 대체하는 USV는 기뢰 탐색 및 제거, 전투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필수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 '海戰 게임 체인저' 만든다
HD현대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팔란티어 사무실에서 ‘무인 수상정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14일 발표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 해군, 육군 등에 납품하는 방산 인공지능(AI) 기업이다.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2026년까지 정찰용 USV를 먼저 개발한 뒤, 전투용 USV까지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 자율운항 전문기업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소프트웨어, 팔란티어의 AI 기반 임무 자율화 프로그램인 미션오토노미를 접목한다. HD현대중공업은 탑재될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통합하고, 고성능 선체를 개발하는 역할이다.

미국을 필두로 중국 등 전 세계 해군은 USV를 실전에 잇따라 활용하고 있다. 이들 USV엔 상대의 군함을 타격하거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장착되고, 수개월간 작전 지역에 숨어 있다가 기습 공격을 수행하는 기능도 갖췄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군과의 전쟁에서 자폭 기능이 있는 USV를 투입하기도 했다. 한국 해군도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USV 등을 도입해 유·무인 복합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재 USV는 높은 파도 등에서는 운용하기 힘들고, 유인 함정보다 임무 수행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두 회사는 그동안 축적한 자율운항 기술, 첨단 방산 AI를 결합해 차별화된 USV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무인 함정 시장은 첨단 기술이 좌우하는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라이언 테일러 팔란티어 영업대표는 “미국과 동맹국의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산 생태계를 계속 구축하겠다”고 했다. HD현대는 특수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군수회사인 GE에어로스페이스 등과 MOU를 맺는 등 연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늘리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