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달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한 지 12일 만이다.이스라엘 채널 12는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순항미사일과 함께 이스라엘을 향해 3번째 무인기(드론)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군 당국 발표를 인용해 이란이 이날부터 100대 이상의 포탄을 실은 드론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고 보도했다.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 정권이 "악의적(악의적인), 사악(evil)하며 잘못됐다(error)"며 '악의적인 시온주의 정권은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에 다니엘 하기리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발사 중인 킬러 드론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이것은 심각하고 위험한 에스컬레이션(확전)"이라면서 "이란의 대규모 공격에 대비해 우리의 방어 및 공격 능력은 최고 수준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은 몇 시간에 걸쳐 전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애드리엔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NSC로부터 정기적으로 상황을 업데이트 받고 있으며 오늘 오후 백악관에서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면서 "이란의 공습은 몇 시간에 걸쳐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지원은 철통같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미국은 이스라엘 국민과 함께 이란의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선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군의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 특수부대인 쿠드스군의 고위 간부 무함마드 레자 자헤디와 무함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등 총 13명이 숨졌다.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한 바 있다.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네덜란드가 이란 주재 대사관을 임시로 폐쇄했다.13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외무부는 14일 이란 테헤란에 있는 대사관과 이라크 에르빌 총영사관을 폐쇄한다고 밝혔다.네덜란드 외무부는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조치라며 월요일인 15일 공관을 다시 열지 14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당국은 전날 이스라엘과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이란은 지난 1월 쿠르드 자치지역인 에르빌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 시설에 탄도미사일 7발을 발사해 모사드 요원 5명을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인도·프랑스·폴란드·러시아도 이란 등지로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이란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철수를 요청했다.항공사들도 만일에 대비해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항로를 바꾸고 있다. 네덜란드 KLM항공은 이란과 이스라엘 영공에서 더이상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네덜란드 공영 NOS방송이 보도했다. KLM항공은 지중해 연안인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오가는 노선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보고 계속 운항한다고 밝혔다. 호주 콴타스항공도 호주 퍼스와 영국 런던을 잇는 항공편 노선을 조정했다.앞서 독일 루프트한자와 오스트리아항공은 오는 18일까지 이란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