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 갖춘 AI, 오프라인 매장 바꾼다
오프라인 매장 관리에 인공지능(AI)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빈 매대를 AI로 확인해 상품을 채워 넣거나 고객들의 동선 또는 시선을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짜는 식이다.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딥핑소스는 12일 고객 행동과 매장 상황을 AI로 분석하는 ‘매장 케어링 솔루션’으로 일본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AI가 매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빈 매대나 진열 흐트러짐 등이 발견되면 직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는 “일본 소매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딥핑소스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줄이면서 분석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람 눈으로는 화면 속 인물을 식별할 수 없도록 익명 처리하지만 AI는 여기서 성별, 연령, 동선, 시선 등 정보를 읽어낸다. 예컨대 대형마트에서 사과와 우유를 구매한 고객이 맥주 판매대로 갔을 때 맥주를 구매할 확률이 얼마인지 예측하고, 이에 맞춰 할인 등 프로모션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오프라인 매장 관리엔 주로 ‘비전 AI’(시각분석 AI) 기술이 쓰인다. 사람이 눈으로 보고 판단하던 것을 카메라 등의 시각정보로 AI가 분석하는 것이다. 또 다른 스타트업 파인더스AI도 비전 AI로 무인 매장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고객이 상품을 집어 들고 키오스크 앞에 서면 그 즉시 결제된다. 따로 바코드를 스캔할 필요 없다. AI가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어떤 물건을 집었는지 바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복층 매장이 많은 스타벅스도 최근 비전 AI인 ‘더 써드 아이 시스템’을 일부 매장에 시범 도입했다. CCTV를 통해 영상정보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한다. 매장 직원은 계단을 오르지 않고도 반납대 오염도를 확인할 수 있다. 층별 혼잡도를 감지해 고객 응대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이런 영상분석 AI가 개인정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 영국 등 AI CCTV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국가들에서도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