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세 번째)와 김부겸(첫 번째)·이해찬(두 번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세 번째)와 김부겸(첫 번째)·이해찬(두 번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총선 이튿날인 11일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자세를 낮췄다. 조국혁신당은 선거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 과반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당의 승리를 즐길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국민께서 행사하신 한 표 한 표에 담긴 소중한 뜻을 민주당이 전력을 다해서 받들겠다”고 말했다. 민생의 고통을 덜고 국가적 위기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권을 향해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여야 모두 민생 경제 위기의 해소를 위해서 온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대한민국을 살리는 민생 정치로 국민의 기대와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4·10 총선에서 175석을 확보해 단독 과반을 차지했지만, 이날 이 대표는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정국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넘어왔고, 친명(친이재명)계가 민주당을 장악하다시피 한 만큼 이 대표의 책임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 이후 정부·여당이 국정기조 전환, 인적 쇄신 등을 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축제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여론의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는 총선 당선인에게도 “선거 이후에도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단식 이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대표는 승리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고 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선명성을 강화하는 행보를 택했다. 조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명령이자 마지막 경고”라며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해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조 대표는 “이것은 조국혁신당의 요구가 아니라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라며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22대 국회 개원 즉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에서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의석수 10석을 넘겨 법안을 단독 발의할 수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 입성에 성공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은 집권 2년이 지나가는 대통령인데 아직도 통치나 정치의 기본에 해당하는 것들을 안 하고 계신다”며 “총선 뒤에도 바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