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한일관계 개선에 그림자 드리울 듯"…'관계개선 뒷받침' 정진석·박진 낙선도 주목
日언론 "대일정책 변화없겠지만 野 '日비판' 목소리 강해질 듯"(종합)
일본 주요 언론은 한국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중시하는 외교 정책에 변화를 주지는 않겠지만 일본에 비판적인 야당 견제로 한일관계 개선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11일 진단했다.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총선 결과에 대해 "옛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소송 문제 해결책 발표 등 윤 대통령이 주도해 왔던 대일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뒤 "일본에 비판적인 야당 목소리가 필연적으로 강해져 한일관계도 시련을 맞을 수 있다"고 짚었다.

진보 성향 아사히신문도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관계 개선이 진행 중인 한일관계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질 듯하다"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승을 거뒀어도 대일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윤 대통령 외교 방침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옛 징용공 소송 등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불만도 있어 야당 측이 정권 비판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소송 해결책으로 제시한 '제3자 변제' 해법에 대해서도 야당이 재고를 요구하며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을 통해 민간에서 재원을 모아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피고 기업 대신 배상금 등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 강제동원 피해 소송에서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추가로 나오면서 재단이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커졌고, 재단 출범 이후 일본 기업 참여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여당 패배 원인으로 독선적으로 비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물가 급등에 대한 불만을 꼽고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저하로 대일 정책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공영방송 NHK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히려 정권의 몇 안 되는 유산인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일본 중시 외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오쿠조노 교수는 "이처럼 명확하게 민의가 나타났다면 대통령도 여당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야당 반발에도 억지스럽게 추진한 여러 정책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도통신과 지지통신은 한일관계 개선을 뒷받침한 중진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박진 전 외교부 장관 낙선에도 주목했다.

지지통신은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일본에 파견한 대표단 단장을 맡았고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 뒤에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했다"며 정 의원이 야당 후보에 패해 한일의원연맹 회장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한일관계 최대 현안이었던 강제동원 소송 문제 해결에 관여하고 한미일 협력을 위해 노력한 박 전 장관도 서울에서 5선을 노렸으나 패배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