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미식회] 입안 가득 봄, 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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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 사이, 절기가 오묘한 경계를 타기 시작하면 따뜻한 곳이 유독 그리워진다. 봄기운 가득한 창원에서 새 계절을 재촉해 맞이했다.
![[월간미식회] 입안 가득 봄, 창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AM.36390658.1.jpg)
해산물이 대표적이다. 앞에 ‘마산’이 붙은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아귀찜부터 전국 출하량의 70%를 차지하는 고현마을 미더덕, 광어·도다리·방어 등 제철 생선을 활용한 활어회, 밑반찬으로 그만인 멸치젓·호래기(꼴뚜기의 경남 방언)젓 등 싱싱한 바다 먹거리가 가득하다.
옛 장터를 중심으로 발달한 국밥도 빼놓을 수 없다. 돼지·소머리·선지 등을 푹 우려낸 깊은 맛이 향수를 자극한다.
평화식당

한층 특별한 아귀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이곳의 아귀불고기를 추천한다. ‘아귀에 육고기를 더한 걸까?’라는 의문도 잠시, 빨간 양념장에 재운 아귀를 맵싸하게 구운 요리가 상 위에 오른다.
맛을 설명하자면 아귀찜의 상위호환 버전, 농축된 양념을 모아 긁어먹는 맛이랄까. 약불로 불고기 양념을 자작하게 졸여가며 즐기면 된다.

극강의 감칠맛을 자랑하는 이 양념에 밥을 볶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김 가루에 부추·깨 등 소박한 재료가 더해졌을 뿐인데 왜 이리 고소한지.
개성순대
취재를 위해 자료조사를 하며 개성식 순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이 생소한 개성순대를 창원에서 만날 줄이야. 개성순대는 돼지 선지를 빼고 살코기와 다양한 채소를 만두소처럼 넣어 만든 순대다. 특유의 돼지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 순대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도 거부감 없이 맛볼 수 있다.
KICK! 양념장 5종
경상도식(막장), 전라도식(초장), 충청·강원도식(새우젓), 수도권식(소금+고춧가루), 와사비기름장 등 5종 양념장이 제공되니 다채로운 조합을 시도해볼 것
동부회센타
창원 바다에서 나는 횟감의 싱싱함이야 설명하면 입만 아프지만, 이 신선한 해산물들을 저렴한 가격에 맛보고 싶다면? 답은 동부회센타다. 어마어마한 건물 규모에 일단 압도되는데, 1층엔 활어회센터가, 2~3층엔 갓 뜬 회를 맛볼 수 있는 좌석이 마련돼 있다.가성비 좋은 횟집으로 소문난 곳답게 관광객·현지인 할 것 없이 북적이지만, 규모가 커 회전율이 높으니 잠깐의 대기는 감수할 것.

KICK! 셀프바
소주 시키며 괜스레 눈치 보던 날들이여 안녕. 주류를 포함한 모든 음료는 원하는 만큼 가져다 마신 뒤 한 번에 계산하면 된다.
두레박식당

뼈해장국은 여느 집처럼 걸쭉하지 않고 맑다. 시래기나 우거지 대신 배추와 콩나물이 들어가는 것 또한 특징. 덕분에 국물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해서 개운한 맛을 자랑한다. 워낙 인기가 좋아 재료가 소진되면 조기 마감을 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할 것.

시원한 맛도 좋지만, 강한 풍미의 국물이 취향이라면 후추를 살짝 더해보자. 깔끔함 매운맛에 칼칼함이 배가돼 한국인 입맛에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