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간선제 개헌안 놓고 여야 충돌
아프리카 토고, '간선제 개헌' 논란에 총선 29일로 연기
서아프리카의 소국 토고의 총선이 오는 20일에서 29일로 연기됐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토고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 후 성명에서 "총선·지방선거일은 4월 29일 월요일"이라고 밝혔다.

토고 총선은 애초 오는 20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를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5일 의회에서 통과된 헌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가 지난 3일 "개헌안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연기를 선언했다.

개헌안은 대통령을 직접선거가 아닌 의회 간접선거로 선출하도록 하고 임기를 5년에서 6년으로 1년 늘리는 대신 단임제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야권은 이 개헌안이 포르 냐싱베 대통령의 집권을 연장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하며 냐싱베 대통령에게 헌법 개정안 서명 보류를 요구했다.

이에 냐싱베 대통령은 개헌안을 추가로 논의하라며 다시 의회로 돌려보냈다.

야권은 개헌안이 2025년 대선을 앞둔 냐싱베 대통령이 여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간선으로 선출돼 2031년까지 통치할 수 있는 길을 열려는 시도라고 주장한다.

냐싱베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당선되면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었다.

서아프리카 가나와 베냉 사이에 있는 토고는 한국의 절반 정도 면적에 인구 926만여 명의 소국으로 냐싱베 가문이 50년 넘게 통치하고 있다.

1963년과 1967년 두 차례의 쿠데타로 집권한 에야데마 냐싱베 전 대통령이 2005년 2월 사망할 때까지 통치한 데 이어 같은 해 아들 냐싱베가 대통령으로 추대된 이후 부자간 57년째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