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 참석…"북중 관계 심화·발전 이끌 것"
고위급 왕래 수위 고조…하반기 김정은 방중 가능성
'서열 3위' 자오러지 11일 방북…北국경개방 후 최고위 中인사(종합)
중국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1∼13일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

북중이 고위급 왕래의 수위를 차츰 높여가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초청으로 자오 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중국 당정 대표단이 11∼13일 조선(북한)을 공식 우호 방문한다"며 "중조(중북) 우호의 해 개막식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과 조선은 산과 물이 이어진 우호적 이웃으로, 양당과 양국은 줄곧 우호적 교류의 전통을 유지해왔다"며 "올해는 중조 수교 75주년이자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가 확정한 중조 우호의 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초청에 응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조선에 대한 우호 방문을 진행하고, 중조 우호의 해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양국의 깊은 우의와 중조 관계에 대한 중국의 고도의 중시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이번 방문이 원만히 성공하고, 중조 관계가 한 걸음 더 심화·발전하게 이끌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마오 대변인은 방북 의제를 설명해달라는 취재진에 "구체적인 안배(安排·'일정' 혹은 '계획'의 의미)는 양측이 아직 협상 중"이라며 "우리가 제때 소식을 발표할 테니 관심을 유지해달라"고 말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자오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이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다만 이번 방문의 구체적 목적 등은 밝히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은 작년 8월부터 제한적으로 중국과의 교류를 재개했다.

북중은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분야별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최근 고위급 교류 인사의 격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작년 12월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을 방문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및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났고, 지난 1월에는 쑨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박 부상과 다시 회담했다.

김성남 국제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대표단이 지난달 21일 중국을 방문해 공식 서열 4위의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5위의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을 만났다.

방문을 앞둔 자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평양을 방문하는 중국 최고위급 인사가 된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자오 위원장 관련 보도에 이어 '북중 친선의 해' 기념마크를 제정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크에는 북한 공화국기와 중국 오성홍기, 수교 75주년을 상징하는 숫자 '75', '조중친선의 해' 글 등이 새겨졌다.

일각에서는 자오 위원장의 방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북중러 대 한미일의 대립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북중이 교류를 늘리고 전략적 대화를 강화하기 위해 정상 간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난 뒤로 5년 가까이 북중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올해 하반기 김정은의 베이징 방문이 확실시된다"며 "자오 위원장이 이를 사전에 조율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도 "자오 위원장의 방북 후 단시간내 최룡해 상임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 위원장의 방중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길 닦기용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