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 자위대가 '대동아전쟁'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X
일본 육상 자위대가 '대동아전쟁'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X
일본 육상자위대 소속 부대가 공식 X(구 트위터)에 태평양전쟁(태평양 지역의 제2차 세계대전)을 미화한 용어인 '대동아전쟁'이라고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육상자위대 제32보통과 연대는 지난 5일 "32연대 대원이 대동아전쟁 최대격전지 이오지마에서 개최된 일미 이오지마 전몰자 합동 위령 추도식에 참가했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조국을 위해 존귀한 생명을 바친 일미 양국 영령의 명복을 빈다"며 일장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들고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올렸다.

태평양 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연대는 "코멘트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대동아전쟁은 일본 정부도 공식 문서에 사용하지 않는 '금기어'로 침략 전쟁인 태평양전쟁을 미화한 대표적 용어다. 이는 일본이 식민 지배한 아시아 국가들을 묶은 '대일본제국'이 서구 열강에 맞서 싸웠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일본은 서구로부터 아시아를 해방한다는 명목으로 1940년 '대동아공영권 확립을 도모한다'는 외교 방침을 내걸었다. 이듬해인 1941년 12월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부르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일본이 패전한 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최고사령부(GHQ)는 공문서 등에서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금지했다.

극우 성향을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정치인, 언론, 교과서는 대동아전쟁 대신 태평양전쟁이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