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총선(4월 10일) 직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연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고 있는 의료계가 통일된 목소리를 내놓겠다고 예고하면서 의정(醫政) 대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는 이번주 대전협, 전의교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등과 함께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해 ‘합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의료계 단체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의협 비대위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처음으로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정부가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대화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한 것과 달리 의료계 내부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았다. 박 위원장이 대통령과의 면담 후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올리며 사실상 파행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면담은)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면서 향후 의정 대화가 진전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대 증원 숫자에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도 의료계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는 의대 정원 문제를 포함한 모든 이슈에 유연한 입장”이라며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양측이 접점을 좁혀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온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