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회장 구속...SPC 글로벌 사업 차질 우려
SPC그룹이 허영인 회장이 검찰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허 회장이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적은 있지만,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동조합을 탈퇴하라고 강요한 혐의로 5일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허 회장 지시로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에게 승진 불이익을 주는 등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SPC는 이날 "고령인데다 건강도 안 좋은 상황이라 안타깝고 걱정스럽다"면서 "앞으로 전개될 조사와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SPC그룹은 허 회장 구속으로 글로벌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SPC의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10개국에서 56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330개 매장을 보유한 중국과 160개 매장의 미국을 더불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등지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진출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허 회장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과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밖에 지난해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중동과 아프리카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을 공략할 할랄 인증 제빵 공장을 올해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허 회장의 공백 기간에 그의 장남인 허진수 사장과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SPC는 검찰이 허 회장을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두 차례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에게 충분한 진술 기회와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했다.

검찰은 최대 20일인 구속기간에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확인해 그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예원기자 yen88@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