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이스라엘 강력히 비판…"참상 형용 못해"
"이스라엘이 의료체계 조직적 파괴…가자서 대학살 진행 중"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의료체계를 조직적으로 파괴하면서 형용할 수 없는 참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국제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날 본부가 있는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에서 전 세계 어떤 병원도 감당할 수 없는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린이들이 드론의 총격으로 상처를 입은 채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으며 잔해에 깔려 심각한 화상을 입은 환자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인도적 구호단체 직원들에 대한 공격은 이스라엘의 의도적 또는 무모한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전쟁 수행방식을 바꿀 것을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행동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휴전 요구가 즉각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엠버 알라이얀 국경없는의사회 중동 담당 부국장은 전쟁 전 불완전하긴 했지만 탄탄하고 나아지고 있던 가자지구의 의료 체계가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라이얀 부국장은 환자 대부분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인한 부상자라면서 심각한 화상 환자들과 팔과 다리 절단 수술이 필요한 환자, 복부와 흉부가 으깨진 환자들이 넘쳐난다고 개탄했다.

그는 턱이 날아간 화상 환자들이 병원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오고, 수술은 병원 바닥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드론 공격을 받은 어린이 총상 환자도 있다는 설명으로 가자지구의 참상을 짐작케 했다.

그는 전 세계 어떤 의료 체계도 가자지구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부상자의 규모와 부상유형, 의료 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면서 1천개의 야전병원을 추가해도 전쟁 전 가자지구에 있었던 의료체계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록이어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가자 전쟁에서 MSF 요원 5명을 포함해 200명 가까운 국제구호단체 직원이 희생됐다면서 이는 이스라엘군의 고의적 의도 또는 터무니없는 무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록이어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이 원칙이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은 부담해야 할 정치적 대가가 없기 때문에 이런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맹국 역시 책임을 묻지 않고,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이런 잔혹 행위를 가능케 하고 있다며, 이들 모두 도덕적, 정치적 공범들이라고 록이어 사무총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