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가에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대학가에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쿠팡이츠가 촉발한 '배달비 무료'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이어 요기요까지 참전하면서다. 음식 배달 시장 정체로 배달 플랫폼들이 고객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요기요는 전국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배달비 없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5일 밝혔다. 요기요는 이날부터 요기요 앱 내 '요기배달'(실속배달·한집배달)로 최소 1만5000원 이상을 주문하면 음식을 무료 배송하기로 했다. 묶음 배달이 아닌 한집 배달의 경우에도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이 별도 배달비 무료 쿠폰을 내려받을 필요도 없다. 이에 더해 가게별 할인 쿠폰과 프랜차이즈 '즉시 할인'도 중복으로 적용된다.

요기요는 무료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의 최소 주문금액 기준(1만7000원)도 없앴다. 이에 따라 월 구독비 2900원을 내면 요기패스X 대상 모든 가게에서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 0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가게 쿠폰도 중복으로 적용할 수 있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부터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여러 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하며 '무료 배달 전쟁' 포문을 열었다. 쿠팡이츠의 공세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맞불을 놨다. 이달 1일부터 수도권에서 배민 알뜰배달(여러 집에 동시 배달)을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배민과 요기요 배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배민과 요기요 배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같은 배달 앱들의 마케팅 과열은 지난해 배달 시장이 처음으로 줄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약 2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약 2조7300억원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거치며 2022년 약 26조5900억원으로 수직 상승했지만 작년엔 처음 역성장한 것이다.

시장 축소에도 점유율 싸움은 뜨겁다. 현재 선두는 배민이다. 요기요는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서비스 도입에 따라 사용자 수 순위가 쿠팡이츠에 밀려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는데, 이 때문에 무료배달 혜택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2857억원으로 전년(2640억원) 대비 8.2%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655억원으로 전년(1116억원)보다 41.3% 줄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배달앱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업체들이 늘어난 비용 부담을 수수료 인상 등으로 외식업주에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