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미만·7∼8월 한시…정부 구상보다 대폭 축소
프랑스, 올여름 월 7만원 청년 철도패스 시범 도입
프랑스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올여름 월 7만원 정도에 무제한으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철도 패스를 도입한다.

프랑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오랜 논의 끝에 올해 7, 8월 두 달간 이 철도 패스를 시범 발행하기로 합의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27세 미만이면 누구나 월 49유로(약 7만원)짜리 이 패스를 구입해 무제한으로 기차를 탈 수 있다.

프랑스 철도공사(SNCF)는 약 7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적용 대상 기차는 중소 도시를 연결하는 TER와 장거리 간선 노선을 달리는 앵테르시테다.

초고속 열차 TGV는 제외됐다.

수도권인 일드프랑스도 이번 논의에 참여하지 않아 트랑실리앙도 제외다.

정부는 내년부터 일드프랑스도 제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무제한 패스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은 약 1천500만유로(약 219억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국가가 80%를, 나머지는 각 지자체가 부담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월 49유로의 철도 패스가 올여름 현실화한다"고 환영했으나 일각에선 애초 계획보다 대폭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독일처럼 정기권으로 기차를 무제한 탈 수 있는 철도 패스를 도입하겠다고 했었다.

자동차를 그만큼 덜 타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였다.

클레망 본 당시 교통부 장관은 더 나아가 철도 패스 이용 대상에 지하철, 버스, 트램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독일은 지난해 5월 월 49유로 패스를 도입해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초고속 열차를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게 했다.

독일과는 꽤 동떨어진 패스 도입에 대해 일간 리베라시옹은 "27세 이상은 먼저 정부의 공약부터 살펴볼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첫 약속이 섭씨 90도로 세탁한 모직 스웨터처럼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