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전 무등산 정상의 모습은…옛 사진첩 실린 천왕봉 사진 눈길
99년 전 일본에서 발간된 사진첩에 실린 무등산 정상부 천왕봉의 옛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4일 전남대학교 국문학과 김대현 교수에 따르면 1925년 오사카에서 발간된 '광주 무등산 사진첩'에는 천왕봉을 비롯해 무등산의 모습을 담은 20여장의 사진이 실렸다.

천왕봉 사진은 광주시가 지난해 '무등산 옛 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뽑은 '1937년 천왕봉'보다 앞서 촬영됐다.

흑백사진 속 천왕봉은 거대한 바위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린 주상절리도 확연하게 드러나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 교수는 20여년 전 지인이 갖고 있던 사진첩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보관해 오다 최근 정년 퇴임을 앞두고 연 고별 강의에서 공개했다.

김 교수는 "1990년대부터 무등산 관련 연구를 해왔는데, 당시 사진집에 실린 천왕봉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1925년 무등산 정상부 모습이 담긴 사진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1년 당국의 허가를 받아 천왕봉 방공포대를 방문했을 때 공군 관계자로부터 '과거 미군이 미사일 기지를 조성하면서 20m 정도를 깎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천왕봉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해발 고도가) 1천200m는 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등산 정상 천왕봉의 높이는 공식적으로 해발 1천187m다.

천왕봉은 1966년 공군 방공부대가 주둔하면서 일부 훼손됐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미군이 천왕봉에 주둔했다는 기록은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