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업체들이 대만 지진 여파로 고객사들과 납품 협상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 첨단 D램 물량을 대부분 생산하는 마이크론의 생산 차질로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져서다. ‘한 자릿수’로 예상됐던 2분기 D램 가격 상승률이 ‘10% 이상’으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만 지진에 멈춰선 D램 공장…"2분기 가격 10% 이상 뛸 수도"
4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일 D램 현물가격(오전 기준)이 소폭 올랐다. 고용량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16기가비트(Gb)’ 가격은 전일 대비 0.42%, 최신 제품인 DDR5 16Gb는 0.17% 상승했다. 이들 D램 현물 가격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2일까진 하강 곡선을 그렸다.

D램 현물 가격은 유통 대리점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거래 가격으로 시장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물가 반등은 3일 대만에서 발생한 진도 7.2 규모 지진 여파로 분석된다. 세계 3위 D램 업체 마이크론의 대만 타이청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면서 공급량 감소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D램 업체가 단가를 올리기 위해 납품 협상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론은 2분기 고정거래가격 협상을 중단하고 손실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시장의 향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만 지진이 2분기 D램 가격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증권사 씨티의 피터 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이 1분기 대비 두 자릿수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는 이날 피해 현황과 관련해 “전체 공장 설비의 80% 이상을 복구했다”면서도 “지진의 영향을 여전히 평가하고 있어 일부 라인의 생산을 재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지진 발생 당일 중단한 신규 공장 건설도 재개했다. 그러나 납품 차질 등으로 엔비디아 등 대형 파운드리 업체들이 TSMC 의존도를 낮추고 삼성전자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