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랑 똑같다"…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 만드는 이 회사 [고은이의 VC 투자노트]
랩그로운(Lab Grown)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KDT다이아몬드가 엑셀러레이터 젠엑시스와 신세계 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에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3일 밝혔다.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KDT다이아몬드, 시리즈A 투자 성공

KDT다이아몬드는 서울시립대 연구팀과 협력해 국내 최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에 성공한 회사다. 세계에서는 8번째 성공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연구실(LAB')과 '자란(GROWN)'이 합쳐진 단어로 자연이 아닌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다이아몬드다. 고압의 챔버 속 미세한 크기의 시드에서부터 자라나지만 결과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화학적 특성은 100% 동일하다.

1987년 설립돼 천연 다이아몬드를 주로 다뤄오던 KDT다이아몬드는 2021년 말 보석용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제품을 내놨다. KDT다이아몬드는 화학기상증착법(CVD)으로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만든다. 진공 용기에 다이아몬드 씨앗을 넣고 메탄가스와 아르곤 산소 등을 주입해 씨앗에 얇은 막을 쌓는 방식이다. 높은 온도·압력을 사용하는 고온고압법(HTHP)보다 생산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미경 젠엑시스 대표는 "KDT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의 메카인 인도 현지 연마공장을 건설 중"이라며 "인도공장이 완공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천연 및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원료 공급 회사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KDT 다이아몬드는 지난 2일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1층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알로드(ALOD)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서 2주간 진행된 팝업스토어가 좋은 반응을 얻은 후 본점, 하남점, 타임스퀘어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 네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천연 다이아 3분의 1 가격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최근 보석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판매량은 전년보다 16%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그라운 다이아몬드를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좋다. 연구실에서 만든 인공 보석이지만, 천연 다이아몬드와 결과물을 얻는 방식은 동일하기 때문에 차이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천연 다이아몬드 1캐럿은 약 1170만원. 이에 비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350만원 가량이었다. 3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에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에서도 관심이 높다.

KDT다이아몬드 매출에서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2022년 5 대 5이던 랩그론 다이아몬드와 천연 다이아몬드의 비중이 2023년 4월부터 8 대 2로 역전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