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출마 후보 10명 중 4명은 ‘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대란 우려에 떠는 표심을 잡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다.

3일 한국경제신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696명의 지역구 후보 선거공보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포함한 후보는 256명이다. 전체의 37.2%다. 의료 인프라 확대와 의대 유치 공약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40%에 이른다.

유치 대상으로 가장 많이 거론된 병원은 소아병원이다. 구체적으로는 소아 환자가 평일 야간과 휴일에도 진료받을 수 있는 ‘24시간 어린이병원’을 만들겠다는 공약이 많았다. 서울에선 광진갑과 동대문갑·을, 강북갑, 강서갑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가 모두 소아병원 도입을 공언했다. 경기도에서도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후보들이 공약했다.

의료 낙후 지역에선 종합병원 유치와 필수·공공의료 확대가 사실상 필수 공약이 됐다. 3차 병원에 속하는 상급종합병원이나 대학(대형)병원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후보는 44명에 달한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병원 유치를 공약하려면 후보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아병원만 하더라도 정부가 2014년부터 휴일 및 야간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 설립에 나서고 있지만, 의사와 간호사 등의 부족으로 76곳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와 의료계가 소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