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 원작으로 한 '새벽의 모든'…폐막작은 캐나다 영화 '맷과 마라'
5월 1∼10일, 43개국 232편 영화 상영…세월호 10주기 특별전도 마련
'늘 선을 넘지'…전주영화제 개막작에 젊은 거장 미야케 쇼 작품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으로 올해 제25회째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 공개됐다.

우범기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3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영화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많은 분이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준 덕분에 영화제가 도전과 혁신을 반복하며 25회째를 맞았다"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지난해보다 15편 줄어든 세계 43개국 232편(해외 130편·국내 102편)이 관객과 만난다.

이들 출품작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 영화관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상영된다.

영화제 전용 공간인 '전주 독립문화의 집' 건립이 지연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개막식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폐막식은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각각 진행된다.

조직위는 보다 많은 영화 상영 회차를 확보해 지난해보다 관객들이 더 편한 좌석에서 영화를 관람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늘 선을 넘지'…전주영화제 개막작에 젊은 거장 미야케 쇼 작품
가장 먼저 영화 팬들을 만날 개막작은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All the Long Nights)'이다.

일본 작가 세오 마이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는 이 영화는 PMS(월경전증후군)를 겪는 후지사와와 공황장애를 앓는 그의 동료 야마조에를 중심으로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미야케 쇼 감독의 새 영화"라며 "소위 예술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라도 편안하고 아름답게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영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폐막작은 카직 라드완스키 감독의 '맷과 마라(Matt and Mara)'다.

캐나다 영화로 과거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한 남녀가 오랜만에 만나 서로를 확인하는 가능성에 대한 영화다.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가 예술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점을 역이용해서 즉흥성과 현실성을 담은 작품이라고 조직위는 설명했다.

'늘 선을 넘지'…전주영화제 개막작에 젊은 거장 미야케 쇼 작품
한국경쟁, 한국 단편 경쟁, 국제경쟁 섹션에서도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경쟁에는 역대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됐다.

올해에도 여성에 관한 서사가 강세를 보였는데, 김솔 감독의 '어텀 노트'는 여성의 삶을 날카롭게 베어내 보여주고, 정해일 감독의 '언니 유정', 김솔해·이도진 감독의 '통잠' 등 역시 여성의 내면을 잘 담아냈다.

치매 엄마를 둔 아들을 담은 이상학 감독의 '엄마의 왕국'과 이혼한 아빠에게서 엄마의 빚을 받으러 나선 한 여성의 이야기인 장만민 감독의 '은빛살구'처럼 가족을 다루고 있지만 대조적인 방식으로 가족의 본질을 폭로하는 영화도 있다.

국제경쟁 역시 역대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됐다.

이 섹션에는 성장 다큐멘터리인 로 이샨 감독의 '눈이 녹은 후에', 발린트 레베스·다비드 미쿨란 감독의 '거리의 소년 사니'나 우크라이나 출신 이반 팀첸코 감독의 '양심수 무스타파', 필립 소트니첸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 '팔리시아다'도 등도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그날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다시 한번 추모하는 '코리안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도 마련된다.

세월초 참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절절한 마음을 담은 신영수 감독의 영화 '목화솜 피는 날'을 비롯해 윤솔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침몰 10년, 제로썸'과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세 가지 안부' 등이 준비돼있다.

'늘 선을 넘지'…전주영화제 개막작에 젊은 거장 미야케 쇼 작품
2021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에는 '봄날은 간다', '외출'의 허진호 감독이 참여한다.

허 감독은 자신에게 큰 영화적 울림을 주었던 '바보들의 행진', '파리, 텍사스', '동경 이야기'들을 관객들과 함께 보며 소통할 예정이다.

또 세계적인 거장 차이밍량 감독의 '행자 연작' 10편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TV, 영화, 공연, 미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30년 이상 높은 수준의 예술을 창작해온 차이밍량 감독의 '행자 연작'은 붉은 승복을 입은 행자, 배우 이강생이 맨발로 느리게 걷는 영화들의 모음이다.

이외에도 바로 엔터테인먼트의 진구, 공승연, 이유미 배우 등이 관객과 함께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프로그램 '전주씨네투어X마중'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협업해서 선보이는 '인사이드 아웃2' 특별 상영회 등도 있다.

디자이너 100명이 영화제 상영작 포스터 100개를 제작하는 전시인 '100 Films 100 Posters'는 전주 관광 명소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민성욱 집행위원장은 "정부의 영화제 지원금 축소에 따라 전주국제영화제도 지원금 감소가 예상돼 규모 축소를 고민했었다"며 "하지만 정준호 집행위원장의 적극적인 후원금 마련과 전주시의 전폭적인 협조, 또 여러 협력으로 부대행사 등이 영화제의 전체 규모를 오히려 확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10일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해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