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교협, 전날 고용노동부에 공문 발송
'피로 누적' 의대교수들, 노동부에 "병원 근로감독 강화" 요청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의료 현장에서 격무에 시달리며 극한 피로감을 호소해온 의과대학 교수들이 당국에 수련병원의 근로 감독을 강화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날 고용노동부에 '전공의 수련병원 근로 감독 강화 요청의 건'에 관한 공문을 발송했다.

전의교협은 공문에서 "수련병원 교수들의 급격한 업무 증가로 피로도 증가 및 소진, 과로에 의한 사망사고 등이 발생하고 환자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며 "과로로 내몰리고 있는 교수들의 장시간 근무, 36시간 연속 근무 등 위반 사항에 대한 근로 감독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수련병원의 경영 책임자에게 과로사 예방을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준수하도록 지도하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에서는 지난달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40대 안과 의사가 사망한 것이 과로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현장에 남아있는 교수들의 피로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하고 병원을 떠난 지 7주차에 접어들면서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 A씨는 "어떻게든 환자를 계속 보려고 하지만, 의사도 사람이지 않으냐"며 "연일 이어지는 당직을 버티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의교협은 환자 안전을 위해 교수들의 근로 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조정하고, 외래진료를 축소하기로 한 상태다.

전의교협은 지난달 26일 전국의 수련병원 원장에 "의료진의 적절한 진료를 위해 법정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인 주 52시간 근무를 지켜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주요 병원은 각각의 교수 인력과 진료과 상황에 맞춰 진료 시간과 수술 등을 조절 중이다.

이미 수술을 절반으로 줄인 데 이어 세부 조정에 나서고 있다.

단 교수들은 수술이나 외래 진료를 줄이는 건 중증·응급 환자를 돌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 대다수는 아직 병원에 남아 진료를 이어가는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