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방향 튼 네오이뮨텍…상업화 위해 FDA 허가 총력
항암제 개발에 집중해 온 네오이뮨텍이 희귀질환 치료제로 신약 개발의 중심축을 옮겼다. 주력 신약 후보물질 ‘NT-I7’을 희귀질환인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 치료제로 먼저 허가받은 뒤 항암제로도 개발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오윤석 네오이뮨텍 대표(사진)는 2일 “이르면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급성 방사선 증후군 치료제로 ‘NT-I7’의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지난달 29일 대표를 맡았다. 다국적 제약사 버텍스파마슈티컬스에서 신약 개발 경력을 쌓았고 FDA에서 저분자화합물과 항체 의약품의 허가 심사를 맡기도 했다. 네오이뮨텍에는 지난 1월 개발총괄사장으로 합류했다.

오 대표는 미국 국방부에 NT-I7을 공급하게 되면 매년 수백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국방부는 핵전쟁에 대비해 자국 군인들을 위한 국가전략물자로 NT-I7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국가전략물자에 포함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없이 동물시험 결과만으로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 NT-I7의 치료 대상인 급성 방사선 증후군은 핵폭발 방사선 피폭 등으로 몸속 면역세포가 죽어 사라진 병이다. NT-I7은 체내 면역세포 수를 늘려주는 증폭 효과가 있다.

오 대표는 미국 정부를 위한 국가전략물자를 직접 개발한 경험이 있어 NT-I7 개발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201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탄저균 우편물 테러가 발생했을 때 미국 휴먼게놈사이언스에서 탄저균 항체를 개발했다”며 “당시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및 FDA와 협력한 경험을 십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ARS와 치료 방법이 비슷한 다른 질환으로 NT-I7의 적응증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림프구(백혈구)가 감소하는 특발성 림프구감소증(ICL)과 방사선 유발 림프구감소증(RIL)이 그다음 타자다. 모두 면역세포 수를 다시 늘려주면 되는 병이다. 오 대표는 “설립 중인 폴란드 법인이 유럽 ICL 임상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약 허가는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순위는 바뀌었지만 항암연구도 계속된다. 올해 열리는 암학회에서 췌장암과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NT-I7과 면역항암제의 병용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 대표는 “NT-I7의 개발 우선순위를 급성 방사선 증후군에 둔 것일 뿐 항암제 개발도 계속된다”고 했다.

NT-I7 외 자체적인 신규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 도입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NT-I7에 이은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