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국제 교류 늘자 두 달 앞당겨 감시 시작
질병청, 4∼10월 공항·항만서 뎅기열 등 감염병 모기유입 감시
질병관리청은 오는 4∼10월 전국 공항·항만 19곳에서 감염병 매개체 감시 사업을 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국내에 서식하지 않는 모기종이 비행기나 선박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지를 감시하고, 모기 내에 병원체가 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해외 유입 감염병의 토착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감시 대상 병원체는 모기에 물렸을 때 사람이 감염될 수 있는 플라비바이러스 5종(뎅기열·황열·지카바이러스감염증·웨스트나일열·일본뇌염 원인 바이러스)으로, 현재 일본뇌염 바이러스만 국내 서식 모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질병청은 통상 6월부터 감시 사업을 해왔으나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영향으로 국가 간 교류가 늘어 모기 매개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증가하자 올해는 두 달 앞당겨 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사업에서는 국내 공항 4곳과 항만 15곳을 감시하며, 모기 채집 지점을 종전 29곳에서 36곳으로 늘린다.

감시 결과는 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해 매개 모기 방제 및 선제적 감염 예방 등에 활용한다.

질병청, 4∼10월 공항·항만서 뎅기열 등 감염병 모기유입 감시
2023년 매개체 감시 결과, 빨간집모기와 작은빨간집모기, 흰줄숲모기 등 국내에 서식하는 14종의 모기가 채집됐고, 이집트숲모기 같은 국내 미서식 모기 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채집된 모기에서는 국내 토착 바이러스인 일본뇌염 바이러스 외에 나머지 플라비바이러스 종류는 검출되지 않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최근 항공 노선 확대와 외항선 입항 증가에 따라 비행기나 선박을 통해 감염병 매개 모기가 직접 유입될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매개체 감시를 통해 감염병 국내 유입을 미리 발견하고 확산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여행이 늘면서 나라 밖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병에 걸린 환자도 늘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 건수는 지난해 총 223건(잠정)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51건)의 약 4.4배가 됐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8년(179건)과 2019년(310건)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2023년 현재 감염병 종류를 보면 뎅기열이 205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나머지는 일본뇌염(16건)과 지카바이러스감염증(2건) 등이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들은 해외에서 모기에 물려서 들어온 환자들"이라며 "지난해 모기 감시 사업에서는 뎅기열 등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질병청, 4∼10월 공항·항만서 뎅기열 등 감염병 모기유입 감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