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카메라 단 남성, 대선·보궐도 찍어 올렸다
4·10 총선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체포된 40대 유튜버가 앞서 대선과 보궐선거 때도 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내부를 촬영하고 온라인에 올린 정황이 확인됐다.

건조물 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강서구 특정 사전투표소 내부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A씨는 해당 영상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개표 인원과 자신이 설치한 카메라 영상 속 투표 인원이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전투표 촬영을 위해서 지난 (2020년) 총선 이후 4년간 지리산에서 피나는 훈련을 했다"며 "어떻게 하면 선관위의 방해를 뚫고 촬영을 할 수 있는지 수많은 연구와 훈련 끝에 드디어 촬영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했다.

또 "제가 촬영한 영상의 인원을 다 세어 봤더니 (특정 사전투표소의) 투표 인원과 선관위 발표 인원은 200명 차이가 있다"며 "미리 조작 투표지를 만들고 조작 값을 만들어놔서 실제 인원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자신이 직접 인터넷으로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를 하는 모습도 올렸다.

A씨는 지난 20일에는 2022년 대선 때 촬영했다면서 경남 양산 한 사전투표소 내부 영상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해당 투표소의) 선관위 발표 투표 인원이 실제 투표 인원보다 1천명 이상 더 많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선거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려고 변장하고 있다"면서 범행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자신의 반려견에게 부정선거 증거 운반 훈련을 시켰다며 관련 영상도 다수 올렸다.

A씨는 최근 행정복지센터인 인천시 남동구와 계양구 4·10 총선 사전투표소 총 5곳에 몰래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전날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그는 충전 어댑터처럼 생긴 카메라에 특정 통신사 이름이 담긴 스티커를 붙여 통신 장비인 것처럼 위장해 투표소 정수기 옆 등지에 설치해 내부를 촬영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서 "사전 투표율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작하는 걸 감시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인천 5곳 이외에 전국 다른 지역 투표소에도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남 양산 투표소·개표소 6곳뿐만 아니라 서울·부산·울산 등지 투표소에서도 불법 카메라가 추가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인천 외 다른 지역에 카메라를 설치한 장소나 구체적인 전체 규모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A씨를 상대로 조사를 계속 진행해 범행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