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거 틀어줘"…개인 맞춤형으로 진화한 LG AI TV
“재밌는 거 틀어줘.”

올해 출시된 LG 올레드 인공지능(AI) TV 사용자는 이 한마디만 하면 된다. 그러면 TV가 알아서 내가 평소 좋아하는 스포츠 콘텐츠를 다양하게 추천해주고, 내 눈에 편안한 따뜻한 느낌의 화질로 바꿔준다. 사용자가 어머니로 바뀌면 추천 영상들이 드라마 콘텐츠로 바뀐다. 화질도 쿨하고 쨍한 색감으로 변환된다.

이는 한층 강력해진 ‘알파11’ 프로세서 덕분이다. 알파11에 탑재된 ‘보이스 아이디’과 ‘화질마법사’ 기능이 8500만개의 경우의 수를 딥러닝 해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맞춤형으로 화질과 콘텐츠로 바꿔준다. 사용자는 TV 구매 후 자신의 아이디를 만들어 목소리를 등록하고 선호하는 화질을 등록하면 된다. 이 과정만 마치면 사용자의 기호가 전적으로 반영된 ‘맞춤형 TV’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TV 한 대로 최대 10명의 목소리를 등록할 수 있다. 사투리는 물론이고 외국어도 최대 4개 언어까지 인식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지난 27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단에게 최신형 LG 올레드 에보의 다양한 AI 기능을 소개했다. 지난 13일 출시된 이 티비는 전작인 알파9보다 4배 더 빨라졌고, 그래픽 처리 1.7배, 프로세싱 처리 속도도 1.3배 정도 개선됐다.

알파11의 가장 큰 기술적인 특징은 AI가 실시간으로 영상과 화질을 분석해 입체감이 대폭 강화된 점이다. 인물이 클로즈업 된 영상의 경우 주변의 명암비를 높여 인물을 크게 부각시켜 보다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제작자가 의도한 감성을 최대한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음향 품질도 크게 개선됐다. 최초 영상의 음향이 2채널이었더라도 AI가 업믹싱을 통해 음향 품질을 높이는 '멀티채널 업믹싱'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전투신에 자주 등장하는 비행기 소리나 폭탄 폭발음이 보다 생생하게 들려 마치 영화관에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등장 인물의 대사도 또렷하게 들린다. 목소리 인식 추출 기능이 작동해 배경음에 가려 잘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TV 작동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서비스 센터에 전화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도 개선된 점 중 하나다. “도와줘”라고 한마디만 하면 ‘AI 챗봇’ 기능이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TV 전원 연결, 켜짐/꺼짐 예약 등 문제점도 전부 이 기능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자체 해결이 안될 경우 챗봇이 서비스센터에 사후서비스(AS) 신청까지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은 "다양한 기능들은 패널로 구현하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알파11의 고유한 AI프로레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질, 음질 뿐 아니라 고객이 TV를 보면서 겪을 수 있는 문제점들을 공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