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실제로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면 행정·입법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능이 서울을 떠나게 된다. 이미 행정부는 18개 부처 중 14개 부처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에 남은 다른 정부 기능도 국회와 함께 충청도권으로 옮겨 가 사실상 수도 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대통령실도 세종 이전?…차기 대선 쟁점될 가능성
당장 2022년 대통령실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으로 옮겨 갈 때 불거진 국방부의 충남 계룡 이전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27일 “정부조직법 등의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다른 부처들도 세종이나 충청 지역으로 불러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법무부와 통일부 등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여부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세종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구상에 대해 “세종을 정치·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겠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달 총선을 통해 국회의 세종 이전이 사실상 결정되는 만큼 2027년 대선에선 대통령실 이전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서울을 수도로 못박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다. 당시 헌재는 경국대전 등의 관습법을 근거로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수도 이전 시도를 좌절시켰다. 대통령실 이전은 수도 이전과 동일한 무게를 지니는 만큼 과거 헌재 결정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이미 정치권에서는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두 가지 선택지가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다. 우선 ‘원포인트 헌법 개정’을 통해 수도를 세종으로 정하는 것이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헌재에 다시 한번 제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울이 수도인지에 대해 헌재 판단을 다시 받자는 것이다. 헌재는 여러 차례 간통죄를 합헌이라고 결정했지만, 계속 제소된 동일 사안에 대해 2015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간통죄가 최종 폐지된 바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