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와 당사에서 각각 합당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와 당사에서 각각 합당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득권 정치 타파'를 외치며 지역구에 출마한 제3지대 후보들이 지지율 고전을 겪고 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간판 인사들마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고 있는 형국이다.

27일 기준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이낙연 대표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최대 40%포인트 이상 격차로 뒤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지난 22~24일 광산을 유권자 500명에게 물은 결과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은 13%로, 민형배 후보(57%)와 44%포인트 격차가 벌어졌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를 한참 벗어났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23~24일 광주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낙연 대표는 17%를 얻어 63%를 기록한 민형배 후보에게 47%포인트 차로 밀렸다. 알앤써치가 남도일보·광주매일·광남일보·전남매일/뉴스1 의뢰로 지난 21~22일 광주을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낙연 대표는 19%, 민형배 후보는 63%였다.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밖에서 민형배 후보가 이낙연 대표를 따돌렸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대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데일리리서치가 중부일보 의뢰로 지난 25일 화성을 유권자 600명에게 물은 결과, 공영운 민주당 후보가 47.4%, 이준석 대표는 22.9%,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21.2%였다. 이준석 대표와 한정민 후보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0%포인트) 안 접전 양상이었지만, 공영운 후보에게는 20%포인트 이상 뒤졌다.

넥스트리서치가 매일경제·MBN 의뢰로 지난 18~19일 화성을 유권자 502명에게 물은 여론조사에서도 공영운 후보 51%, 이준석 대표 20%, 한정민 후보 19%로 독주 양상이 나타났다. 한길리서치가 인천일보, 경인방송 의뢰로 지난 15~16일 화성을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공영운 후보가 46.2%로 이준석 대표(23.1%), 한정민 후보(20.1%)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밖에서 한참 앞서 나갔다.

다른 제3지대 후보들의 지지율을 보면 "이준석·이낙연 대표는 그나마 낫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금태섭 개혁신당 후보는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종로 유권자 500명에게 물은 여론조사에서 4%에 그쳤다. 오차범위 밖 1위는 곽상언 민주당 후보(43%), 2위는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33%)로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갑에 출사표를 던진 허은아 개혁신당 후보도 넥스트리서치가 매일경제·MBN 의뢰로 지난 18~19일 영등포갑 유권자 500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5%를 얻는 데 그쳤다. 오차범위 밖 1위는 채현일 민주당 후보(50%), 2위는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35%)였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세종시갑 후보. / 사진=뉴스1
김종민 새로운미래 세종시갑 후보. / 사진=뉴스1
언급한 이들 말고도 다른 지역구 후보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민주당이 최근 부동산 갭 투기 의혹으로 후보 공천을 취소한 세종갑에서는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3~24일 충청투데이·TJB대전방송 의뢰로 세종갑 유권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 33.1%, 김종민 후보는 5.7%로 나타났다. 그런데 공천이 취소된 이영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52.1%에 달했다. 김종민 후보는 '무주공산'이 된 이영선 후보의 지지율을 가져오기 위해 최근 방송인 김어준씨 유튜브 채널에 나와 민주당 당원들에게 사과하는 등 민주당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지역구에서는 '단일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개혁신당 후보로 청주 청원에 출마했던 장석남 후보는 지난 21일 김수민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당의 지지율 정체 상태에서 지역구 등록을 포기하면서 외견상으로 '단일화했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며 "장석남 후보 같은 경우 사퇴 후에 지지 선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난 13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나와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문제는 정체성의 문제라고 본다"며 "이준석 개혁신당은 개혁보수, 혁신보수, 2030 남성 대표했던 것 등이 훌륭한 정체성이었는데, 이것을 잃어버리면서 지지율도 표류하고 있다"며 "새로운미래는 애초에 정체성이 없었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