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관 출신 여야 후보 격돌
세네갈, '연기·번복' 우여곡절 끝 대선투표 개시
'민주주의 모범생'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최근 3년간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겪은 서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우여곡절 끝에 2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오전 8시부터 세네갈 전역의 1만4천여개 투표소에서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투표가 일제히 진행중이다.

총유권자는 약 730명이며 이날 오후 6시 투표가 종료된다.

이번 대선에는 여권 후보인 아마두 바(62) 전 총리, 해산된 유력 야당인 파스테프(PASTEF)를 포함한 야권 연대의 후보인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44), 수도 다카르 시장을 2차례 지낸 칼리파 살(68)을 포함해 총 1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당선이 유력한 바, 파예 후보는 모두 세무조사관 출신이지만, 이번 대선에선 여권과 야권을 대표해 경쟁하고 있다.

대선 투표의 잠정 집계 결과는 26일께 나올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세네갈 헌법에 따르면 결선 투표는 헌법위원회의 1차 투표 결과 공표 후 세 번째 일요일에 치러진다.

여야 후보들은 모두 1차 투표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결선 투표 가능성도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세네갈은 쿠데타가 끊이지 않는 서아프리카에서 비교적 민주주의 시스템이 잘 작동해왔으며 이 때문에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본보기로 손꼽혔다.

그러나 2021년 3월 유력 야당 대표인 송코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면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그가 지난해 8월엔 내란 선동과 공공질서 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후에도 유혈 시위가 벌어졌다.

여기에 마키 살 대통령이 기존 선거법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달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를 갑자기 연기하면서 정치 불안이 다시 고조되기도 했다.

이후 의회에서 12월로 대선을 연기하고 살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결정했지만 위헌 결정이 나면서 결국 이날이 대선일로 잡혔다.

외신들은 세네갈 유권자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민생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수도 다카르의 응고르 투표소에서 이날 가장 먼저 투표한 운전기사 시디 라민 바드지(36)씨는 로이터 통신에 "변화를 원하기 때문에 오늘 가장 먼저 투표소에 나왔다"며 "2012년 이후 우리 사회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삶이 힘겹다"고 하소연했다.

자신을 어부로 소개한 알리운 삼바(66)씨는 "식량도 물도 학교도 저소득층인 우리에겐 모든 게 비싸다"라며 "모두가 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