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교원 1명당 재학생 수 '비수도권 2.2명 vs 경인권 0.8명'
'기초의학 교수' 구인난 특히 심각…의대 증원으로 격차 더 커질 듯
정부 "의대 내 승진 등 통해 전임교수 확보할 것"
"지금도 구하기 힘든데"…비수도권 의대 '교수 구인난' 우려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하면서 의대 교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의 질 보장을 위해선 충분한 교수 확보가 필수이다.

하지만 수도권에 비해 처우나 선호도에서 밀리는 비수도권 의대에서는 '교수 구인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의대 증원분의 대부분이 비수도권에 집중돼 그 우려를 키운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의 전임교원은 총 1만1천961명이었다.

전체 의대 재학생(1만8천793명)을 고려하면 전임교원 1명당 학생 수는 평균 1.6명에 그친다.

의대는 다른 계열에 비해 전임교원 대비 재학생 수가 적은 편이지만, 실습 위주의 교육 과정으로 이뤄져 있어 이조차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여기에 전임교원 1명당 재학생 수의 지역별 편차도 심각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권역별로 보면 비수도권 의대의 전임교원 1명당 재학생 수는 2.2명이지만, 서울 소재 의대에서 이 수치는 1.7명으로 떨어지고, 경인권 의대에서는 0.8명에 불과하다.

인프라나 거주환경 등에서 선호되는 탓에 수도권 의대의 전임교원 충원이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로는 전북대와 조선대가 전임교원 1명당 재학생 수가 4.6명으로, 40개 의대 가운데 가장 높다.

전체 의대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3위는 동국대 분교(4.3명), 4위는 연세대 분교(3.7명), 5위는 원광대(3.1명) 순이다.

40개 의대 가운데 전임교원 1명당 재학생 수가 많은 상위 14개 대학은 모두 비수도권 대학이다.

더구나 2025학년 의대 입학정원 증원분 2천명 중에서 비수도권 대학은 1천639명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한다.

비수도권 대학 입장에서는 당장 전임교원 확보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셈이다.

"지금도 구하기 힘든데"…비수도권 의대 '교수 구인난' 우려
특히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기초의학 교수'를 모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초의학은 해부학, 생리학, 면역학 등 의학의 기본 학문을 의미한다.

의대생들이 본과 1∼2학년 때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다.

그러나 진료를 병행하는 임상교수보다 소득이 낮은 탓에 기초의학 교원 '풀' 자체가 넓지 않다고 대학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이번 증원으로 지방의 거점국립대나 정원 50인 미만의 '미니 의대'는 대부분 정원이 2∼4배 수준으로 파격적으로 늘어난다.

정원이 49명인 충북대는 무려 200명으로 늘어난다.

이들이 한꺼번에 '교수 모셔오기'에 나설 경우 기초의학 부문에서는 상당한 교수 부족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가 내놓은 목표만 봐도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 9곳 의대 교수를 현재 1천200∼1천300명 수준에서 2027년까지 2천200∼2천300명으로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것이다.

목표는 야심 차지만, 이를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몇몇 지방 의대의 경우 개원가로 이탈하는 교수가 늘어나면서 '교수 구인난'에 시달리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김대중 아주대 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전문의가 다수인 만큼, 향후 교수 증원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이 많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가 비수도권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대 내 연쇄 이동'을 통해 충분히 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본다.

교수 고용이 늘어나면 개원하려던 펠로(전임의)도 대학에 남을 것이란 기대도 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전임교수 자리가 늘어나면 기존에 계신 기금교수 중 많은 분이 전임교수가 될 것"이라며 "그 후 비워지는 기금교수의 자리에 임상교수들이 올라설 수 있고, 그 임상교수 자리에는 다시 펠로(전임의)들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