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철학자, 피선거권 박탈된 野 지도자 대신해 출마키로
"마두로 3선은 막아야" 베네수엘라 야권, 새 대선후보 선출
7월 대선을 앞둔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피선거권을 잃은 야권 지도자 대신 이 나라 저명한 역사학자가 '마두로 3선 저지'를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다.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야당 연합인 '통합 베네수엘라'(UV)와 야당 벤테 베네수엘라(VV)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야권은 7월 28일 치러지는 대선 후보로, 베네수엘라의 유명 역사학자이자 철학자인 코리나 요리스(80)를 전날 선출했다고 밝혔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요리스는 애초 국민 경선을 통해 야권 대선 후보로 뽑혔던 마리아 코리아 마차도(56) 벤테 베네수엘라 정책고문으로부터 대체 후보로 지명을 받은 상태였다고 통합 베네수엘라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전했다.

마차도 고문은 3선에 도전하는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인물이지만, 과거 '마두로 정권 시절 반정부 활동' 등을 이유로 마두로 측근으로 포진된 베네수엘라 대법원에 의해 15년간 공직을 맡을 수 없게 됐다.

그간 대선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마차도 고문은 그러나 자신의 측근들이 사회 혼란 야기 음모 등 혐의로 검찰에 줄줄이 체포되는 등 압박을 받던 상황에서 요리스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마차도는 전날 카라카스에서 열린 요리스 후보 선출 행사에서 "요리스는 모든 사람의 지지와 신뢰로 이 과정(정권교체)을 완수할 명예로운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며 "이번 결정과 관련해 우리는 모두 (대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베네수엘라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코리나 요리스는 우리 민주 통합의 대선 후보로서, 우리는 유세 과정에서 단일대오의 확고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썼다.

"마두로 3선은 막아야" 베네수엘라 야권, 새 대선후보 선출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는 "요리스 출마 발표는 분열 조짐을 보이던 야당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 깜짝 소식"이라고 논평했다.

대선후보 등록 시한(25일)을 목전에 두고 나온 이번 결정 이후 이제 관심사는 '대체 후보' 요리스가 마차도의 높은 지지율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을지다.

앞서 여론조사 업체 다틴코프(Datincorp)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3%포인트)해 지난달 25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내일 대선을 한다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의에 54.50%가 마차도를, 13.92%가 마두로를 각각 선택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나온 10여건의 여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열세를 보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