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도 이런 밉상이 없다. 개인은 무례하고, 국가는 무도하다. 고압적이고 위압적인 언행, 안하무인 방식은 비즈니스건 외교건 별반 차이가 없다. 그렇다. 중국 얘기다.

중국은 ‘말이 안 통하는’ 나라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중국은 이미지 쇄신을 위한 방책으로 국제사회가 수용할만한 가치를 갖추는 ‘정공법‘ 대신 편법과 불법을 동원한 영향력 확대라는 ‘사술’을 동원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노골적으로….
중국몽의 그림자가 한반도를 짙게 감싸고 있다
<불통의 중국몽>은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인 저자가 중국의 전방위적인 ‘영향력 공작’ 실상을 전하며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이런 중국의 ‘공작’ 대상에 당연히 한국도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 구워삶기에 필사적이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14개국 중 사회주의 체제 경험을 공유하지 않을 뿐 아니라 중국의 방어선이라는 ‘제1도련선’ 안쪽 중심부에 주한미군이라는 치명적 존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칼날을 무디게 하기 위해 중국은 한국 사회 속 친중 세력을 적극 활용한다. 친중 세력들은 △한반도 통일을 중국이 지지하며 △북한의 비핵화에 중국이 협력하며 △거대 중국 시장은 한국 경제의 목숨줄이라는 ‘환상’에 빠져있다.

여기에 오랜 역사 속에 각인된 중국에 대한 ‘두려움’(포비아)이 사회 속에 녹아있다.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까?’ ‘중국의 보복은 없을까?’라며 사대주의적 행태가 시도 때도 없이 불거진다. 중국은 이를 즐기고, 비웃으며 우리를 압박한다. 2014년 사드 사태가 대표적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은 한국의 영토주권을 무력화하는 행보도 서슴지 않는다. 불분명한 중국과의 해상 국경선은 중국이 치고 들어오는 ‘약한 고리’다. 궁극적으로 노리는 ‘핵심 고리’는 미국과의 연대다.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의 폐기를 중국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이런 중국의 ‘갑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극중팔계’(克中八計)를 제시한다. 외국의 간첩 활동 등을 다루는 국내법을 정비하고, 이적 개념을 정비할 것을 주문한다. ‘사이버 안보법’을 제정하고 우리의 국가 주권을 존중할 것을 분명히 한 대중국 외교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한국은 중국에 약점을 무방비로 드러내고 있을지, 언제까지 중국에 휘둘리기만 할지 저자가 던진 질문이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

김동욱 오피니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