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날개 환상통',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한국 작가 최초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이 한국 문학 최초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시 부문 수상작으로 <날개 환상통>의 영어판인 <팬텀 페인 윙즈(Phantom Pain Wings)>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시 부문 최종후보작 5개 중 번역본은 김 시인의 시집이 유일했다. 경쟁작은 <모든 영혼들>(새스키아 해밀턴), <무뢰한들의 모임>(로미오 오리오건), <안내 데스크>(로빈 시프), <미세 증거>(샤리프 새너헌) 등이다.
김혜순 '날개 환상통',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한국 작가 최초
국내 작가의 작품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앞서 2019년 출간된 이 시집은 김 시인의 등단 40주년을 맞아 출간된 열세번째 시집이다. 김 시인의 전작 시집 <불쌍한 사랑 기계> 등을 영어로 옮긴 한국계 미국인 시인 최돈미의 번역으로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출간됐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말 선정한 '올해 최고의 시집 5권'에 포함되는 등 현지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미국의 언론·출판계에 종사하는 도서평론가들이 창설한 비영리 단체다. 1975년부터 매년 그 전 한해 동안 미국에서 영어로 쓰인 최고의 책을 선정해 시·소설·논픽션·전기·번역서 등 부문별로 상을 준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도서상 중 하나다.

이날 김 시인과 번역가인 최 시인을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현지 출판사 뉴디렉션 퍼블리싱 편집자 제프리 양은 "이 시집은 최돈미 시인과 함께 썼기에 그녀와 함께 상을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는 김 시인의 수상소감을 전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