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플라스틱 과소비 조장"…알리·테무 수혜 테마에 화학주도 올라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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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앱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저가 상품. 사진=테무 앱 캡처.
테무 앱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저가 상품. 사진=테무 앱 캡처.
시황부진에 시달려온 화학주가 모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의 초저가 e커머스가 사람들의 소비 습관을 바꾸면서 플라스틱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 현재 대한유화는 3.39% 오른 13만4200원에, LG화학은 2.39% 상승한 44만9500원에, 롯데케미칼은 1.43% 뛴 12만5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초저가 e커머스의 성장이 석유화학 시황을 개선시킬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으로 보인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당초 석유화학 산업의 장기적인 하락 사이클을 예상했지만, 작년 1월 이후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이 크게 반등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배경으로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초저가 제품을 과소비하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꼽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초저가 e커머스에서는 ‘일단 구매해보고 상품성이 별로면 버려도 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상품들이 팔린다. 대부분 외장재가 범용 플라스틱이다.

현재 중국의 주요 e커머스의 일일 물동량은 테마 4000톤(t), 쉬인 5000톤, 알리바바와 틱톡이 각각 1000톤 등으로 알려진다. 모두 합치면 글로벌 범용 플라스틱 생산량의 1.5%에 달한다.

초저가 e커머스의 성장이 석유화학 산업을 전망하는 공식을 바꿀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금까지 석유화학산업의 수요 성장률 전망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1.2배로 계산했다. 하지만 초저가 e커머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화학제품 수요 성장률이 GDP 성장률의 1.5배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전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미 초저가 e커머스의 약진으로 인한 플라스틱 시황 개선이 감지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은 78% 수준으로, 1년 전 대비 15%포인트(p) 높아졌다. 다만 범용 플라스틱 생산설비 위주로 가동률이 늘어나면서, 한국 화학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고부가합성수지(ABS) 설비 가동률은 61%에 그치고 있다. ABS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전자제품 등의 외장재로 쓰인다.

한국의 석유화학기업이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려면 초저가 e커머스의 성장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가 더 이어지고, 경기가 개선돼 ABS와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 제품 수요도 회복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초저가 e커머스 성장의 온기가 한국 석유화학업체들에도 미치는 지점으로는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 80%가 지목됐다. 전 연구원은 “중국의 증설을 감안해 가동률이 4~6%포인트 정도 추가로 회복되면 중국의 수입 재개와 마진이 개선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