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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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파트 한 채를 12억원에 판 이 모씨는 양도소득세로 1억4000만원을 냈다. 주택 양도 시점에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아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씨는 양도 전 주택 한 채를 아들에게 증여한 후 세대분리를 했는데, 국세청은 이씨와 아들을 사실상 동일 가구(1가구 2주택자)로 간주했다. 이유가 뭘까?

자녀 세대분리 요건 따져봐야

세대분리해 1주택자라 생각했는데…양도세 1억 물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씨 사례처럼 요건에 부합하지 못해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1주택자가 주택을 2년 이상 보유(취득 당시 조정대상지역인 경우 2년 이상 거주)하다 처분할 경우 양도금액 12억원까지는 양도세가 전액 비과세된다.

이씨와 자녀는 사는 주소가 달랐지만 세대분리가 되지 않아 1가구 2주택자로 분류됐다. 20대 미혼 자녀가 별도 가구로 인정받으려면 소득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득 요건은 자녀의 연소득이 기준중위소득(올해 기준 1인 가구 월 222만8445원)을 1년치로 환산한 금액의 40%를 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인 가구를 이루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세대분리한 자녀가 30세 이상이라면 이런 소득 요건 없이도 별도 세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국세청이 조사한 결과 이씨 아들은 소득이 없었고 주소가 부모와 달랐지만 실제로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세대분리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으려면 주택 양도 전 세대분리가 실질적으로 돼 있어야 한다. 자녀가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도록 자녀의 소득, 직업 등과 관련한 서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주택 취득 시점 유의

주택을 갈아타는 과정에 일시적 2주택자가 되는 경우 주택 취득 시점을 잘 살펴야 한다. 1주택자가 신규 주택을 취득한 경우 종전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1년 이상 지난 후 신규 주택을 취득하고, 신규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하면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신규 주택 취득 시기 요건에 맞지 않아 양도세 부과 통지를 받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김 모씨는 2021년 11월 이사를 위해 새집을 7억원에 매입하고 올 1월에는 살던 집(취득가 5억원)을 10억원에 팔았다. 신규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3년 안에 기존 주택을 양도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 주택을 취득한 날(2020년 12월)부터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2021년 11월)에 신규 주택을 매입해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납부한 양도세가 1억6000만원에 달한다. 만약 신규 주택 매수 시점을 한 달만 늦췄어도 양도세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었다.

상속과 관련한 유의사항도 있다. 상속 개시 당시 이미 일반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1가구가 주택을 상속받은 후 일반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1가구 1주택 비과세 특례가 적용된다. 주택을 상속받은 이후 다른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엔 비과세 특례를 누리지 못한다. 상속주택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양도세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주택을 상속받은 후 다른 주택을 취득할 계획이 있다면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통해 주택을 상속받지 않거나 소수지분만 상속받는 게 유리하다. 상속주택을 공동으로 물려받는 경우 공동상속주택은 상속 지분이 가장 큰 상속인의 주택 수에 포함된다. 지분이 작은 상속인은 일반주택 양도 시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복잡한 비과세 요건을 잘 알지 못해 불필요한 양도세를 내는 사례를 ‘양도소득세 실수 톡톡’ 시리즈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국세청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