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의대 교수 25일 사직서 제출…주 52시간 근무방안도 마련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을 공식화한 것을 두고 의료계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충북 지역 의대 교수들도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2일 "부지가 어딘지도 지정 안 된 상태에서 의대 4호관을 짓는다는 계획을 전날 전달 받았고 대학 시설과는 그 안에 들어가는 교육 기자재 등에 대한 리스트를 오늘까지 정하라고 의대에 통보했다"며 "정부가 증원 정책을 밀어붙이며 전공의나 학생들이 돌아올 수 없게 하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에 대한 사법 조치와 다름없는 불가능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 오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낼 계획"이라며 "다만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환자 진료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비대위는 소속 교수 234명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거나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사법·행정 조치가 취해질 경우 사직 의향이 있느냐'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188명 가운데 155명(82.4%)이 사직하겠다고 답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사직서 제출은 진료와 강의를 겸직하는 교수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또 외래진료 등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이겠다고도 했다.

배장환 비대위원장은 "교수들이 일주일에 두 번씩 당직을 서가며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운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며 "교수들이 지쳐 쓰러지면 진료가 일시에 멈추기 때문에 특정 날짜에 외래 진료를 하지 않는 등 주 52시간 이상 근무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 유일 상급 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에선 전체 의사 비율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전공의 148명이 여전히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 병원의 하루 평균 수술 건수는 평소에 비해 약 50%, 병상 가동률은 40%대로 뚝 떨어졌다.

도내 유일 신생아 집중치료실과 응급실은 남은 의료진들이 3∼4일에 한 번씩 당직 근무를 서가며 운영되고 있으나 의료진 피로가 누적돼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