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운 NH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NH투자증권
윤병운 NH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NH투자증권
윤병운 NH투자증권 새 대표이사 내정자(사진)가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로 '전국 지점 순회'를 택했다. 영업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소리를 듣고 지역별 전략과 애로를 직접 챙긴다는 취지에서다.

22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윤 내정자는 오는 28일부터 서울 마포구 소재 회사 고객지원센터를 시작으로 전국 모든 지점 순회 방문에 나선다.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 절차를 밟은 뒤 바로 다음 날부터 시작하는 첫 행보다. NH투자증권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영업점 수는 총 59곳이다.

윤 내정자는 기자에 "취임 이후 전국을 돌며 전 영업점을 만날 계획"이라며 "지점을 전부 방문할 때까지 일정을 이어갈 예정으로 기한은 아직 설정해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 방문지로 주력 영업점이 아닌 고객지원센터를 택한 것은 소비자 최접점으로 봤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콜센터 상담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게 곧 소비자 불편사항을 듣는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그간 증권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전국 영업점을 둘러보는 일은 드물었다. 방문을 하다고 하더라도 지역별 거점 지점 혹은 해당 지역의 특정 호텔에서 각 지점 관리자급을 모아 한 번에 면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영채 전 사장도 취임을 즈음해 각 지역 거점에 임직원들을 불러모으는 방식으로 순회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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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을 깨고 윤 내정자가 전국 지점을 모두 돌아보기로 결정한 것은 배경은 회사 안팎의 흉흉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가 신경전을 펴는 등 잡음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정영채 사장과 약 20년 동안 호흡을 맞춰 온 'IB통' 윤 부사장이 차기 대표로 추천되면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본사 사업 중심이 IB 지향적로만 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NH투자증권 한 임원은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로서 힘든 시절을 겪은 구성원들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것"이라며 "최근 임추위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던 만큼 여의도에서 멀리 있어 소식에 어두운 지점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목적도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윤 대표는 회사 사업은 리테일 자산관리가 탄탄하게 받쳐줘야 한다는 강한 지론을 갖고 있다"며 "증권사와 지점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수익의 바탕이 되는 일선 조직들을 둘러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창욱 NH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하는 의지는 좋게 본다"며 "직원들의 걱정과 애로를 잘 파악하고 회사를 위한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민경/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