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입 신청서 제출 8년만…EU 공동성명에 '우크라 가입협상 타임라인' 빠져
EU 27개국, 보스니아 가입협상 개시 합의…공식 합류까진 '먼길'
유럽연합(EU) 27개국이 21일(현지시간)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 있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의 가입 협상을 개시한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EU 이사회(정상회의)는 조금 전 보스니아와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며 "EU로 향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정식 가입을 위한) 보스니아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보스니아 가입 협상 개시 권고에 따른 후속 조처다.

이로써 보스니아는 2016년 가입 신청서를 낸 지 8년 만에 EU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됐다.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은 2022년 12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날 합의는 EU가 중·동구 유럽 국가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이른바 'EU 확장 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EU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구 330만명의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의 스릅스카공화국이 한 국가안에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다.

스릅스카공화국은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지원을 받으며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보스니아의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구상에도 반대한다.

협상 개시 결정이 났지만, 보스니아가 실제 EU 회원국으로 합류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EU 가입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되는데, 이날 EU의 협상 개시 결정은 가장 첫 단계에 해당한다.

EU와 보스니아는 향후 어떤 방식으로 가입 협상을 진행할지를 담은 '협상 프레임워크'를 먼저 수립해야 한다.

협상 프레임워크 확정을 위해서는 27개국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이후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면 모든 기존 회원국 비준을 거쳐 가입이 확정된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도 작년 12월 EU 정상회의에서 가입 협상 개시가 합의됐으나 아직 '협상 프레임워크'에 대한 만장일치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본협상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날 채택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27개국은 "(장관급) 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협상 프레임워크 초안을 조속히 채택해 (협상) 작업을 지체 없이 진전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구체적 '타임라인'은 못 박지 않았다.

EU에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국가는 크로아티아다.

크로아티아는 2003년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고 2005∼2011년 가입 협상을 거쳐 2013년 7월 정식 회원국으로 최종 승인됐다.

가입 신청서 제출 이후 총 10년, 협상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는 8년가량이 걸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