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을 민생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호남 지역의 민심을 가감없이 듣는 창구로 주 전 위원장을 활용하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위원장 공천 여부를 놓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갈등을 겪은 적도 있는 상황이라, 정치적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민생특보직을 신설하고 주 전 위원장을 임명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주 전 위원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2003~2005년 윤 대통령이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일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한다. 주 전 위원장은 2022년 광주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당시 역대 보수정당 소속 출마자 중 처음으로 선거 비용 전액 보전 기준인 득표율 15%를 넘겨 화제가 됐다.

윤 대통령은 평소 참모들에게 "호남이 잘 살아야 대한민국이 잘 산다"는 취지의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특보는 국민의힘 광주시당을 위원장을 맡으며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다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호남 민심을 달래는 차원에서 주 전 위원장을 민생특보로 임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가감없이 민심을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 특보로서 지역의 민심을 대통령에게 직보해 대통령이 민생을 세심하게 챙길 수 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서 주 전 위원장 순번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일기도 했다. 주 전 위원장이 당선권 밖인 비례대표 24번에 배정되자, 친윤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이 공개 반발하면서다. 주 전 위원장은 24번 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비례대표 신청을 포기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