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행하는 인공지능(AI)·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이 테크 스타트업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매출과 고객사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모양새다.

20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AI 기반 3차원(3D) 콘텐츠 생성 솔루션 기업 리콘랩스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2024 AI 바우처 지원사업’의 공급 기업으로 선정됐다. AI 바우처 지원사업은 AI를 사업에 활용하려는 수요 기업이 최적의 AI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AI 솔루션을 개발한 공급 기업을 선정하고, 공급 기업은 수요 기업을 모집해 관련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비슷한 사업인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은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에 바우처 형식의 데이터 구매 및 가공 서비스를 지원한다.

AI 바우처 지원사업은 수요 기업당 최대 3억원 상당의 공급 기업 솔루션 사용이 가능하다.

자율 비행 드론 스타트업 니어스랩은 올해 AI 바우처와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에서 모두 공급 기업으로 선정됐다. 리걸AI 솔루션 기업 BHSN, AI 스타트업 딥세일즈, 비전AI 전문업체 슈퍼브에이아이, 개인정보보호 스타트업 오내피플 등도 올해 AI 바우처 지원사업의 공급 기업으로 선정됐다.

테크 스타트업 중 상당수는 바우처 사업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매출을 쉽게 늘리면서 기술도 고도화할 수 있어서다. 3년 연속 AI 바우처 지원사업 공급 기업에 선정된 A스타트업의 대표는 “대기업의 AI 서비스를 선호하는 중소기업도 이런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의 솔루션을 써보면 태도가 달라진다”며 “기술력과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매출원으로도 매력적이란 설명이다. 바우처 사업에 참여하면 수십억원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초기 매출이 중요한 스타트업에는 상당한 액수다.

최근 정부는 바우처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바우처 사업에 불똥이 튀었다는 설명이다. AI 바우처 지원사업의 정부 예산은 지난해 700억원에서 올해 425억원으로 감소했다.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 예산은 같은 기간 894억원에서 463억원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바우처 지원사업이 AI를 활용하는 중소기업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며 “관련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