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북 영유아 백신 미접종 대단히 심각…3∼5년 뒤 영향"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0일 코로나19 기간 북한 영유아에 대한 필수 예방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아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찾아가는 북(北)스토리 토크콘서트'에서 "국제기구의 데이터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북한 아동이 필수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이러한 미접종의 부정적 효과는 3∼5년 후에 나타나게 되는데,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1년 북한 아동의 59%가 필수 예방접종을 하지 못했다.

2022년에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홍역, 소아마비, 결핵, B형간염, 뇌수막염 예방접종이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김 장관은 작년 말부터 북한 고위 관료가 보건의료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동향을 언급하며, 북한 당국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건의료 국제기구와 우리 정부도 (대북) 인도적 지원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전날 '극동포럼' 특강에서도 "국제기구도 추방당한 상황에서 (북한) 영유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종교계의 관심을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북한에 2015년 억류됐다가 2017년 풀려난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도 참석해 억류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임 목사는 "북한에서 먹은 밥이 대략 3천끼인데 단 한 번도 돌이 나오지 않은 적이 없어 매번 밥을 물에 말아 돌을 가라앉힌 후 먹었다"고 열악한 처우를 전했다.

그는 "입원 기간을 빼고 하루도 빠짐없이 8시간 노역을 하며 식사는 돌 섞인 밥과 소금에 절인 양배추가 전부였는데 석 달 만에 23㎏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임 목사를 포함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캐나다인들은 모두 석방됐지만 김정욱 선교사 등 한국 국적 억류자 6명은 길게는 10년 넘게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임 목사는 연합뉴스 취재진에 "북한에 있을 때 한국인 억류자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고 풀려난 후에야 알았다"며 "장기간 억류로 건강이 대단히 악화했을 텐데 그들의 생사 확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