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콜센터를 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가입해 300여명으로부터 수십억원을 가로챈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필리핀서 보이스피싱 가담해 67억 편취…30대, 항소심 징역 6년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7부(김병수 부장판사)는 범죄단체가입,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내 송환을 거부한 것도 있지만 사실상 1년 이상 필리핀에서 구금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애초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탈퇴한 뒤 다른 조직에 가담한 활동 정황이 있으나 별도 형사 재판 중이므로 그에 합당한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9년 5월 2일부터 2020년 2월 28일까지 필리핀에 있는 보이스피싱 콜센터 사무실에서 "3∼7%대 저금리로 3천만원까지 대출해주겠다"고 국내 피해자들을 속여 366명으로부터 67억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필리핀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구인 광고를 보고 알게 된 보이스피싱 일당으로부터 조직 체계, 범행 수법, 수익 분배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상담원 역할을 하는 조직원으로 가입했다.

A씨는 주로 은행 내지 수사기관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이체받았다.

그는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에도 가담해 활동하다가 2021년 10월 필리핀 당국에 체포됐다.

앞서 원심은 "범행 기간이 장기이고 피해자가 다수이며 전체 피해 금액 역시 고액"이라며 "피고인이 조직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